가든파이브 장사 5년.. 남은 건 빚 ‘3000만원’
"더 이상 갈 데가 없습니다. 쫓겨날 수밖에 없어요. 밀린 임대료를 당장 낼 수 없으니 부분납부 방식으로라도 해달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가든파이브 라이프동 상인 유모씨)
상인들이 청계천 복원 공사로 서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에 새 둥지를 틀었지만 또 나가야 할 처지에 놓였다. 오픈한 지 5년째지만 활성화는 여전히 요원해 관리비와 임대료가 수개월째 밀리면서 상인들이 명도소송에서 패소하고 있기 때문.
■점포당 빚 3000만원 육박
10일 SH공사와 가든파이브 상인 등에 따르면 명도소송으로 인해 11일까지 비워줘야 하는 점포만 11개에 달한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36건은 명도소송 진행, 38건은 강제집행 중이다. 상인들은 점포당 약 30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고 전한다.
서울시 및 SH공사는 인테리어비를 지원해주고 NC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 입주 등 상가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현재 라이프관리법인과 상가활성화추진위원회가 주축이 돼 현대백화점을 유치 중이고 공사 역시 지원하고 있다"며 "오는 9월 입점이 목표로, 백화점 입점 후에는 상가가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이 영세 상인들을 힘들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상인은 "NC백화점 때문에 상권이 더 죽었다"며 "대형업체는 원가로 팔 수 있지만 우리는 가격경쟁과 시스템 면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며 "상인 대부분이 황학동이나 청계천에서 왔기 때문에 현대화 시스템에 적응돼 있지 않은데도 SH공사는 설명회 등 교육 한 번 없었다"고 주장했다.
임대료 책정마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 상인은 "NC백화점의 경우 연매출의 4%를 임대료로 책정했는데 우리도 처음부터 그렇게 했다면 부담이 적었을 것"이라며 "입점예정인 현대백화점 역시 연매출의 4.1~5%를 임대료로 전환한다고 한다. 결국 청계천 상인들만 더 부담"이라고 털어놨다.
더구나 절반 이상이 SH공사 관계자로 구성된 라이프동 관리단이 주차장을 유료화하면서 찾는 사람이 더 적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현재 3개월간 임시로 유료 운영되고 있지만 3월부터는 본격 유료화된다.
SH공사는 구제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SH공사 관계자는 "명도와 관련, 법원 판결에도 1년간 유예해주고 있으며 심지어 늦게라도 내면 계약 복원까지 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유동인구도 늘어나 현재 가든파이브 일일 유동인구는 지난해 기준 5만3000여명으로, 지난 2012년 4만7000명 대비 6000여명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활성화 쉽지 않을 것"
업계 전문가들은 분양형 상가 자체가 트렌드에 뒤처졌기 때문에 대형유통매장 등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가든파이브의 활성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가든파이브뿐 아니라 동대문쇼핑몰 등 분양형 상가는 점포주가 개별적으로 분산돼 있어 상권 활성화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대형 유통매장이나 대형 테넌트(상가나 쇼핑몰 등에서 고객을 끌어들이는 핵심점포)를 한꺼번에 유치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주차장 등 공용면적이 넓다보니 분양가에 비해 전용률이 30%대로 낮아 상인들 선호도가 떨어진다.
또 공간면적이 크고 구성도 고층형이어서 쇼핑에 썩 좋은 구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근 대형쇼핑몰의 경우 타임스퀘어 등처럼 저층구조가 대세라는 것이다.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 역시 "교통이 좋지 않고 배후자원에 비해 상가 공급 규모가 너무 크다는 게 문제"라며 "활성화에는 수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문정법조타운과 위례신도시가 자리잡고 수서발KTX가 개통되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