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아베노믹스’ 경기회복 덩달아 달아오른 러브호텔

뉴스1

입력 2014.02.13 17:17

수정 2014.10.29 18:43

‘아베노믹스’ 경기회복 덩달아 달아오른 러브호텔


‘아베노믹스’ 경기회복 덩달아 달아오른 러브호텔


아베노믹스로 인해 일본 경기가 장기 침체기를 벗어나자 대표적 유흥산업인 러브호텔 산업도 함께 호황을 맞고 있다.

지난 5일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러브호텔 ‘투웨이(Two Way)’.

AFP통신의 취재결과 평일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34개의 객실 중 2개만이 비어있었다.

러브호텔 영업 경력 15년이며 5년째 투웨이를 운영 중인 츠노다 마사카츠씨는 “이 시간대는 주로 불륜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이 곳을 찾는다”며 “저녁에는 젊은 커플 손님이 주 고객”이라고 말했다.

러브호텔의 장점은 짧은 시간 ‘쉬었다’ 갈 수 있다는 점이다.

하룻밤을 보내는 것 이외에 2시간 동안 짧게 이용할 수도 있다.



비용도 저렴하다.

가장 기본적인 객실에도 목욕시설이 설치돼 있으며 숙박에는 7000엔(약 7만3000원), 휴식에는 2000엔(약 2만900원)만 있으면 된다.

츠노다씨는 “이상적으로는 하루에 아침, 오후, 저녁, 밤 이렇게 4차례나 러브호텔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급객실에는 일반객실과의 차별화를 위해 대형 평면TV, 게임기, 거울천정, 거품목욕이 가능한 욕조 등이 갖춰져 있다.

이뿐 아니라 손님들의 다양한 성적 판타지에 맞춰 ‘의사·환자 놀이’를 할 수 있는 병원, 가학·피학적 성욕자를 위해 재갈과 가죽채찍 등이 구비된 고문실, 스타워즈 팬을 위한 우주, 중세 유럽의 성 등 다양한 콘셉트의 방들도 구비돼 있다.

러브호텔을 자주 이용한다는 한 시민은 “러브호텔은 미혼 커플이나 함께 살지 못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곳이 아니다”라며 “애정을 키우기 위해 러브호텔을 찾는 연인이나 부부도 많다”고 말했다.

체면을 중시하는 일본인들 위한 철저한 익명성 보장도 러브호텔의 인기를 높이고 있는 원인 중 하나다.

객실선택부터 요금지불, 객실 열쇠 수령까지 종업원 없이 자동화기기를 통해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어쩌다 마주친 종업원은 매우 공손한 태도로 손님을 접대하지만 아무 것도 묻지 않은 채 이를 잊어버리고자 노력한다.

이 같은 요인에 더불어 경기가 살아나면서 발렌타인데이 예약은 이미 10여일 전에 마감됐다.

러브호텔을 연구하는 학자인 김익현씨는 그 기원을 과거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이어졌던 일본의 봉건제도서 찾았다.

김씨는 “당시 러브호텔이라는 이름은 없었지만 잠시 동안 장소를 빌리고자 하는 커플들을 위한 방이 있었다”며 제2차 세계대전 전까지 료칸이란 이름의 전통 여관이 이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1950~1960년대 경제 부흥기로 접어들자 도시의 작은 아파트에 온 가족이 모여 살게 됐다“며 ”이는 사적인 공간의 필요성을 더욱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이 국부를 쌓아 나가자 호텔들도 여러 개의 방을 가진 콘크리트 건물로 질이 높아졌으며 욕실, 큰 침대, 컬러TV 등 누구나 가정에 두고 싶어 하는 용품들로 가득 차게 됐다“며 ”1970년대부터는 신비로운 분위기의 인테리어와 회전침대 등 다양한 실험이 가미됐다“고 덧붙였다.

1980년대 이후 일본의 경제의 거품이 붕괴된 지 20여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3만여개의 러브호텔이 살아남아 연 4조엔(약 41조8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츠노다씨는 ”과거 일본경제의 중흥기 만큼은 아니지만 러브호텔 업계는 굳건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브호텔 업계도 스마트시대를 맞은 체질 개선이 한창이다.

츠노다씨는 ”전에는 커플들이 호텔 밀집지역으로 들어와서 처음으로 눈에 들어오는 곳으로 향하곤 했었는데 요즘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미리 여러 곳을 비교한 후 정한다“고 말했다.


도쿄 외곽에서 운영 중인 ‘유령의 집’ 컨셉의 러브호텔 ‘더락(The Rock)’의 지배인은 ”고객들이 계속해서 독특하고 참신한 것을 요구하는 바람에 차별화를 하기가 쉽지 않다“며 ”특히 요즘에는 가정집에 없는 물건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기가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