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서울 서대문구 대학가에 위치한 아파트형 셰어하우스(Share house)에 입주한 20대 김모씨. 원룸이나 하숙에 비해 방도 넓고 인근 대학 여대생들과 함께 거주하기 때문에 안전한 게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전입신고를 하지 말라는 집주인 말을 듣고 황당했다. 김씨는 "일반 원룸과 동일하게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0만원으로 정식 임대차 계약을 맺었지만 셰어하우스라는 이유로 집주인 동의가 없으면 전입신고는 물론 향후 월세소득공제조차 받을 수 없다는 걸 알았다"고 하소연했다.
#2.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강모씨는 지난해 말 있었던 일만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난다. 월세 60만원에 예치금 수준으로 150만원을 셰어하우스 집주인에게 건넸다.
최근 새로운 주거형태로 떠오른 셰어하우스가 임대차 시장에서 임차인 보호가 안되는 사각지대로 전락하고 있다. 정식 계약을 맺어도 전입 신고가 어렵거나 월세 소득공제조차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소액 보증금이라는 이유로 서면 계약을 기피하는 집주인 때문에 임차인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
■중개업소 "주먹구구식 계약"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치솟는 전·월세 가격 때문에 방 한 칸 구하기 어려운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주거공간을 공유하는 셰어하우스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새로운 주거형태이다 보니 여러 곳에서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및 강남구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일반 원룸이나 오피스텔과는 별개로 세입자를 찾기 위해 매물로 내놓는 셰어하우스 집주인들이 늘었다고 전한다. 셰어하우스는 정식 임대차 계약이 가능한 물건이지만 아직 임대주택과는 별개로 치부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대문구 신촌의 S공인 관계자는 "대학가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의 경우 방 2~3칸 정도를 셰어 형식으로 임대하려는 집주인이 많다"며 "사실상 주인이 거주하는 집에 들어가려는 임차인에게는 원룸 계약과는 달리 주로 구두계약이 진행되고 임차보증금이 300만원 이상 높으면 정식 계약서를 작성하지만 임대차 관계가 모호하게 설정되는 게 비일비재하다"고 설명했다.
서대문구 대현동의 E공인 관계자도 "보통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는 집주인 상당수가 방 1개당 평균 40만~60만원 정도의 월세를 받는 등 아파트 한 채당 임대수익이 통상 120만~180만원 정도로 꽤 높은 편이지만 임차인들의 전입신고는 거부하는 게 다반사"라며 "한 집당 3~4개 가구가 산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임대수익이 노출되고 세금 등 문제가 있어 꺼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강남에서 지점 형태로 셰어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형식을 띠고 있는 셰어하우스는 보통 전입신고는 물론 월세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등 임대주택의 하나로 보편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는 일반주택 소유주나 거래중개인들은 주먹구구식 계약을 진행하다 보니 임차인 보호에 취약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임차인 보호장치 필요"
전문가들은 임대차 시장에서 임차인 보호의 사각지대로 전락할 수도 있는 셰어하우스는 계약 전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이 많다고 조언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본부장은 "임차인이 또 다른 사람에게 셰어 형태로 전전대를 하거나 주먹구구식 계약을 통해 피해를 보는 임차인들이 속출하는 만큼 셰어하우스를 계약하려는 사람은 우선 임대차 계약이 가능한지, 전입신고 등 임차인 보호장치를 갖출 수 있는 곳인지 판단하는 게 우선"이라고 전했다.
법무법인 자연수 이현성 변호사도 "정식 임대차 계약을 맺었더라도 전입신고를 하지 못하면 향후 보증금을 지킬 만한 법적 효력이 없기 때문에 단기계약도 가급적 구두계약보다는 서면계약을 이행하고 실거주 등록을 의무화할 수 있는 셰어하우스를 선택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gms@fnnews.com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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