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치매 악화 막을 단서 찾았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20 14:55

수정 2014.10.29 15:36

서울아산병원 해부학세포생물학교실 윤승용 교수(왼쪽), 김동호 교수
서울아산병원 해부학세포생물학교실 윤승용 교수(왼쪽), 김동호 교수

국내 의료진이 치매가 악화되는 것을 막거나 예방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아냈다.

서울아산병원 해부학세포생물학교실 윤승용·김동호 교수는 최근 반도체 제조 기술을 응용한 미세유체역학실을 사용해 치매를 일으키는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뇌의 특정 부위에 쌓이면서 다른 부위로 전파되어가는 경로를 알아냈다고 20일 밝혔다.

전체 치매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뇌 세포막에 있는 단백질 성분이 대사되는 과정에서 베타 아밀로이드와 같은 이상 단백질이 생성돼 뇌 안에 쌓여 뇌신경세포간의 연결을 끊거나 뇌세포를 파괴시킨다.

하지만 베타 아밀로이드가 뇌 안에서 어떻게 확산되는지 알 수 없었다.

연구팀은 베타 아밀로이드의 전파경로를 관찰하기 위해 반도체 제조 기술을 응용해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미세통로를 만들었다. 이 통로는 신경세포의 한 구성요소인 축삭돌기가 통과할 수 있도록 굵기를 조절했다.
베타 아밀로이드를 형광 처리해 축삭돌기 칸에 투여하고 관찰한 결과, 베타 아밀로이드가 축삭돌기 끝부분을 통해 미세통로를 거쳐 신경세포체에 역방향으로 전달된 후 순차적으로 다음 신경세포로 전파되는 것을 확인했다.

윤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베타 아밀로이드 전파를 통해 치매가 악화되는 기전을 확인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치매 원인물질이 신경 네트워크를 통해 전파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이뤄지면 치매가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거나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 전문 학회지 '신경과학저널(IF=11.193)'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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