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새 정부 구성 박차…야권 차기 주자는?
우크라이나 최고의회(라다)가 23일(현지시간)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신임 국회의장을 대통령 대행으로 임명하며 차기 정부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야권인사 대통령대행 임명…25일까지 단일정부 구성
외신들에 따르면 의회는 이날 표결에서 오는 5월25일 조기대선을 실시할 때까지 투르치노프 의장을 대통령 대행으로 앉히는 방안을 압도적인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또 외무장관, 교육장관 등 야누코비치 내각의 장관들을 대거 경질했다.
투르치노프 의장은 의회에 오는 25일까지 새로운 단일정부 구성을 합의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최우선적 과제”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새 정부에 관한 논의를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의회는 지난 21일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주요 야권 지도자들이 키예프 유혈사태를 끝내기 위한 타협안을 도출한 뒤 야권 핵심 인사인 투르치노프를 의장으로 선출했다.
야권이 주도권을 잡은 의회는 곧바로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 퇴출과 조기대선, 이원집정부제 등을 골자로 하는 ‘2004년 헌법’ 복원을 결의했다.
동부 지역으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진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의회가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반발하며 사퇴를 거부했다.
그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수도 키예프 외곽에 위치한 야누코비치의 고급 저택은 시위대가 점거하고 있다.
의회는 야누코비치의 저택을 국유화하는 안도 표결에 부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야권 지도자는 누구?…티모셴코 복귀할까
직권남용죄로 수감됐다 22일 의회결의로 석방된 야권 최대 지도자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는 이미 대선 출마 뜻을 밝혔다. 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면담을 추진하는 등 대권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자유의 몸이 된 티모셴코 전 총리는 석방 직후 키예프 독립광장을 찾아 시위대에 투쟁을 계속할 것을 촉구했다.
지지자들은 그를 ‘영웅’이라고 칭하며 환호했지만 그가 새로운 세대를 이끌 리더로서 자질이 부족하다고 보는 시선도 많다.
티모셴코 전 총리는 2004년 민주화혁명인 오렌지혁명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이후 부정부패 혐의와 경제위기 조장 책임으로 지지율이 추락을 겪었다.
이번 반정부 시위의 선봉에 선 비탈리 클리치코 우크라이나 민주동맹(UDAR) 대표도 대선 출마 뜻을 밝혔다. 권투선수 출신인 그는 대중적 인기가 높지만 정치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위를 이끈 클리치코 대표는 이날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근대화된 유럽국가로 만들고 싶다”며 “대통령직을 통해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야당인 ‘바티키프쉬나당(조국당)’ 당수인 아르세니 야체뉴크 전 외무장관도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된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시위사태가 격화하자 지난달 야체뉴크 전 장관에게 총리 자리를 넘기겠다고 제안했지만 시위대가 거절했다.
◇올림픽 후 러시아 반응 주목…또 다시 정국 분수령 오나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지원한 러시아가 이번 사태에 대해 향후 어떤 반응을 내놓느냐에 따라 우크라이나 정국은 또 다시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전망돈다.
소치 동계올림픽으로 분주한 시간을 보낸 러시아 정부는 23일 올림픽이 폐막하면 본격적으로 우크라이나 사태에 눈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의회의 조기 대선 결정에 이미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야권이 야누코비치 정권과 타협안을 파기했다며 의회가 극단주의자들의 손에 휘둘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서방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들고 있다고 규탄했다. 또 야권이 힘으로 권력을 획득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추르킨 대사는 “자칭 민주 야권 지도부라는 이들이 폭력배들의 어깨 위에 올라 권력을 장악하게 된다면 우크라이나에 민주주의는 요원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이래 최악의 유혈충돌을 낳은 이번 시위사태는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 경제협정 체결을 중단하고 러시아와 협력을 모색하면서 촉발됐다.
서방과 러시아는 지정학적 요충지인 우크라이나를 각자의 경제 세력권으로 편입시키기 위해 신냉전을 떠올리게 하는 외교전을 벌여왔다.
(서울=뉴스1) 이지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