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그녀’ 심은경, 최연소 원톱 흥행퀸 되다 ‘이젠 여배우’

파이낸셜뉴스

아역배우 출신 심은경이 여배우로서 우뚝 솟아올랐다.

드라마 ‘황진이’, ‘태왕사신기’, ‘태양의 여자’ 등에서 여자 주인공의 아역으로 출연하며 일찍이 연기력을 인정받은 심은경.

이후 점차 스크린으로 발길을 옮긴 그녀는 영화 ‘써니’에서 유호정의 어린 시절로 눈이 뒤집힐 정도의 신들린 욕설 사투리 연기를 펼치며 큰 웃음을,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는 이병헌이 진지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궁녀 사월이로 가슴 미어지는 눈물을 선사했다.

‘써니’,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좋은 흥행 성적을 냈으면서도 심은경이 극의 중심에 서있었던 것은 아니었기에 가능성은 인정받되, 집중 조명되지는 못 했다.

그런 그녀가 지난달 22일 개봉해 800만 돌파를 목전에 둔 영화 ‘수상한 그녀’에서 원톱 주연을 맡으며 한국영화계를 이끌어갈 ‘충무로의 보석’임을 확인시켜주었다.

아역배우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성숙한 캐릭터를 찾아 ‘나 성인입니다’라고 억지로 보여주려는 작품이 아닌 아역과 성인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이을 수 있는 ‘수상한 그녀’를 유학의 종지부를 찍고난 후 차기작으로 선택한 것.

심은경은 ‘수상한 그녀’에서 스무살 꽃처녀로 돌아간 욕쟁이 칠순 할매 ‘오두리’ 역을 완벽히 소화했다. 뽀얀 피부, 해맑은 미소 등 20대의 풋풋한 얼굴로 능청스럽기 짝이 없는 70대 할머니로 거듭난 것.

특히 94년생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구수한 할머니 감성을 고스란히 살렸다. 이는 심은경의 타고난 끼와 노력이 결합했기에 가능했다.

그녀는 나문희의 말투, 웃음소리, 걸음걸이 등 포인트를 주의 깊게 관찰하며 심은경이 아니면 대체 불가한 ‘오두리’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더욱이 ‘써니’에서 전라도 사투리를 쓴 적 있으면서도, 할머니처럼 보이고자 단순한 전라도 사투리가 아닌 나문희스러운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했다.

극중 시장에서 유모차에 있는 남자 아기에게 고추를 똑 따먹는다고 하는가 하면, 지하철 옆자리에 앉은 아기 엄마에게 물젖이라는 막말을 날리고, 설렘 감정을 느낀 한승우(이진욱 분)에게는 남자는 그저 처자식 안 굶기고 밤일만 잘 하면 된다는 등 어린 나이에 연기하기 다소 민망한 장면들도 무리 없이 표현해냈다.

할아버지 박씨(박인환 분)와 티격태격하고, 꽃미남 한승우와는 핑크빛 기류를 그리는 과정에서는 화려한 입담으로 재미를 살렸다.


수상한 그녀 심은경 (사진=CJ엔터테인먼트)

유쾌한 코믹뿐만 아니라 아들 반현철(성동일 분), 손자 반지하(진영 분) 등을 향한 애틋한 내리사랑으로는 감동을 전하며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여기에 ‘빗물’, ‘하얀 나비’ 등 옛 노래들을 가창력으로 뽐내기보다는 마음속 깊이 박힌 감성으로 부르며 귀까지 만족시켜줬다.

이처럼 심은경은 예쁜 역할만 고집하기에도 충분한 나이이지만, 망가지는 것조차 두려워하지 않으며 진정한 배우란 무엇인지 보여줬다.

그래서일까. 극장가 역대 원톱 여배우 최고 흥행작 김아중 주연의 ‘미녀는 괴로워’의 기록 역시 가볍게 넘어서며 최연소 원톱 흥행퀸의 자리를 차지하는 영예를 안게 됐다.

개봉을 앞두고 원톱으로 영화를 이끌어나갔다는 이유만으로 큰 책임감을 짊어진 채 꽤 긴장하고 불안해했었지만, 지금은 보조개가 움푹 들어간 환한 웃음을 짓고 있을 심은경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email protected]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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