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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을 찾아서” 3월에 가볼만한 테마여행지 7곳

송동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2.28 14:04

수정 2014.10.29 09:30

충북 충주 삼화대장간 김명일 명인
충북 충주 삼화대장간 김명일 명인

바야흐로 나들이 하기 좋은 계절 3월이 성큼 다가왔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어디를 가도 좋지만, 테마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더욱 의미 있지 않을까. 이에 한국관광공사가 '장인을 찾아서'라는 테마로 3월에 가볼 만한 곳을 추천했다. 경기 부천의 김치테마파크를 비롯해 파주의 궁시장, 충북 충주의 삼화대장간, 전남 나주 샛골, 경남 울주 외고산 옹기마을 등 모두 7곳이다.

■손끝에서 피어난 맛, 부천 김치테마파크

경기 부천문화원 한옥체험마을에 자리한 김치테마파크는 국내 김치 명인 1호 김순자 명인의 비법을 배워볼 수 있는 곳이다. 유치원생부터 전문가과정까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누구나 손쉽게 김치를 만들어볼 수 있다. 전통음식체험관에서는 최학선 전통 폐백 명인에게 직접 떡케이크와 강정, 양갱 등 우리 먹거리 만드는 법을 배울 수도 있다.
한옥체험마을에서 가까운 한국만화박물관은 국내 최대 만화의 메카로, 한국 만화의 역사와 발자취가 담긴 수많은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인근의 미니어처 테마파크인 아인스월드는 세계 유명 건축물을 1/25 크기로 축소·전시한 곳으로 자유의 여신상을 비롯해 에펠탑, 만리장성 등이 실제와 똑같은 형태로 재현돼 있어 눈길을 끈다. (032)625-3117

■담금질과 두드림의 예술, 충주 삼화대장간

충북 충주는 예로부터 철 생산지로 으뜸가는 곳이다. 고려시대 몽골에 대승을 거둔 곳도 바로 충주 지역으로 몽골보다 월등한 철제 무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충주시 무학시장 입구 누리장터에 자리한 삼화대장간은 60년 넘는 세월 동안 쇠를 녹여 철제 기구들을 제작해온 야장(충북 무형문화재 13호)이 운영하는 곳이다. 올해 75세인 야장 김명일 선생이 직접 제작한 화로에서는 쇠를 담금질하는 과정과 다양한 도구들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인근에 자리한 고려시대 사찰 단호사 대웅전의 철조여래좌상(보물 512호) 역시 철로 만들어진 불상으로 독특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043)848-4079

전남 나주 샛골 정관채 염색장
전남 나주 샛골 정관채 염색장

■쪽빛으로 세상을 물들이다, 전남 나주 샛골

중요무형문화재 115호 염색장 정관채씨는 쪽 염색의 대가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전남 나주 샛골에서는 예로부터 목화를 많이 재배했고 영산강변에는 쪽이 많았다. 무명천을 짜고 거기에 쪽물을 들이는 일은 그가 태어나기 전부터 샛골 사람들이 해온 일이다. 태어난 곳의 자연환경과 그곳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를 쪽 염색의 길로 자연스럽게 인도한 셈. 젊은 시절 미술을 전공하면서 정 염색장은 쪽 염색에 인생을 걸었다. 한국전쟁 이후 끊어진 쪽 염색의 맥을 이은 것이다. 손톱에 쪽물 빠질 날 없던 그는 지난 2001년 9월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영산강이 유유히 흐르는 다시평야 한쪽에 있는 정 염색장의 전수관은 쪽 염색을 전문으로 배우려는 사람들과 체험해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로 늘상 붐빈다. 쪽빛 세계 체험에 이어 나주읍성을 돌아보고 100년 전통의 나주곰탕을 맛보면 그야말로 최상이다. 아울러 영산포 황포돛배를 타고 홍어의 참맛에도 빠져보고 인근의 불회사, 명하쪽빛마을도 돌아보자. (061)332-5359

■활 쏘는 옛 혼과 맥, 파주 궁시장

주몽, 김윤후, 이성계 그리고 조선 정조.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역사적으로 활을 잘 쏜 인물이다. 우리나라 장수들은 옛부터 활을 잘 쏘기로 유명했다. 활을 잘 쏘는 민족답게 활과 화살의 혼과 맥이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곳이 있다.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영집 궁시박물관이다. 이곳은 '중요무형문화재 47호' 궁시장 영집 유영기 선생이 세운 활과 화살 전문 박물관으로, 5대째 활과 화살에 대한 애정과 신념이 오롯이 남아 있는 곳이다. 영집 궁시박물관에서 헤이리 예술마을까지는 지척이다. 한립토이뮤지엄, 한향림 세라믹 뮤지엄 등 다양한 박물관과 전시관, 체험 시설이 있어 가족 단위 근교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독특한 건축물에 분위기 좋은 카페와 전시관, 북 카페 등이 많아 데이트 코스로도 제격이다. (031)944-6800

울산 울주 허진규 옹기 장인
울산 울주 허진규 옹기 장인

■독짓는 장인의 숨결, 외고산 옹기마을

울산광역시 울주군 외고산 옹기마을은 옹기 장인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이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장인 8명이 현재 이곳에서 옹기를 직접 구우며 삶을 꾸려가고 있다. 옹기마을에 옹기장들이 처음으로 정착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 마을에는 지금도 선친의 대를 이어 2대째 옹기를 만드는 장인들이 있다. 옹기 제조업이 번성하던 1970년대에는 옹기를 만드는 집이 마을에 150세대가 넘기도 했다. 옹기마을 곳곳을 둘러보다 보면 지나는 골목에서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고, 마당 가득 쌓인 옹기와 전통 황토 가마, 다양한 옹기 조형물에서는 '독 짓는 장인'의 숨결이 느껴진다. 또한 마을 뒤편에 자리한 옹기박물관에서는 세계 각국의 옹기들을 만나 볼 수 있으며 옹기 구입이나 도예 체험도 가능하다. (052)237-7894

■추사 김정희가 즐겨 쓰던 남포벼루

보물 제547호 추사 김정희의 유물에는 벼루 세 개가 있는데, 그 중 두 개가 남포벼루다. 충남 보령 남포에는 최고급 벼루의 대명사가 된 남포벼루의 명성을 잇는 장인이 있다. 3대째 가업으로 벼루를 제작하는 김진한 명장이다. 평생을 남포벼루와 함께한 그는 지난 1987년 충남 무형문화재 6호, 1996년 석공예 부문 대한민국 명장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손을 거친 백운상석은 먹을 갈 때 매끄러우면서 끈적거리지 않고, 글을 쓰면 윤기가 나 오래돼도 변하지 않는다. 또 묵지에 물을 넣어도 쉬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남포벼루의 세계를 만나봤다면 보령8경 가운데 하나인 오천항의 키조개와 천북면의 굴맛도 즐겨보자. 달짝지근하면서도 쫄깃한 키조개의 패주와 비리지 않고 신선한 굴은 여행객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041)932-8071

■140년 전통의 한과 명가, 갈골한과

강릉시 사천면 노동리 한과마을은 기름에 튀겨 만드는 산자와 강정의 생산지로 유명하다. 현재 60여 가구가 한과를 만들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지난 2000년 한과 분야 최초로 전통식품명인(23호)으로 지정된 최봉석 명인(71세)이 있다. 1870년대 최 명인의 4대조가 한과 제조법을 전통 방식으로 체계화한 이래 5대째 집안 고유의 비법을 이어오고 있다.
국산 재료를 사용해 일일이 손으로 만드는 최 명인의 산자와 강정은 고품스런 맛과 함께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다. 제조장 부근에는 전시장과 체험관을 갖춘 '갈골한과 체험전시관'도 운영되고 있어 들러볼만하다.
아울러 한과마을 가까이에는 경포대를 비롯한 선교장, 오죽헌, 국내 최대 규모의 커피박물관 등 볼거리가 여행객의 발길을 끈다. (033)641-8200
dksong@fnnews.com 송동근 레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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