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건설 등 경기민감업종의 대규모 부실로 지난해 은행의 부실채권이 7조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2013년 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2012년 말보다 0.44%포인트 상승한 1.77%를 기록했다고 2월 28일 밝혔다. 총여신에서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부실채권비율은 전분기 말 대비로는 0.0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말 현재 부실채권 규모는 25조5000억원으로 2012년 말(18조5000억원)보다 7조원이나 늘었다. 가계여신과 신용카드 부문의 부실채권 규모가 줄었지만 조선·건설 등 경기민감업종의 대규모 부실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계의 부실채권 여신은 3000억원, 신용카드는 1000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기업여신 부실채권은 7조3000억원이나 늘었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신규발생 부실채권은 31조3000억원으로 2012년(24조4000억원) 대비 6조9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STX 계열사 2조6000억원을 비롯해 성동·대선·SPP 등 조선3사 3조5000억원, 쌍용건설 6000억원, 경남건설 5000억원, 동양 계열사 5000억원 등 조선·건설 대기업 여신 중심으로 거액의 부실여신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중소조선사 등의 잠재부실이 현실화되면서 부실채권비율이 상승했다"면서 "구조조정을 진행함에 따라 매각, 상각 등 일반적인 부실채권 정리방식을 적용하기 어려운 점도 부실채권비율 상승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시중은행의 부실채권비율 평균은 1.74%였고, 지방은행은 1.18%를 나타냈다.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2.99%로 가장 높았고, 이어 국민은행(1.65%), 하나은행(1.47%), 신한은행(1.16%)순이었다.
박승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