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수’ 진지희 “이젠 사랑스런 연기 하고 싶어요”(인터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3.18 11:01

수정 2014.10.29 03:01

‘우사수’ 진지희 “이젠 사랑스런 연기 하고 싶어요”(인터뷰)

아역을 넘어 성인연기자로 향하는 배우 진지희. 지난 2009년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을 통해 ‘빵꾸똥꾸’라는 불멸의 명대사를 남긴 아역배우로 기억되고 있다. 어느덧 중학교 3학년인 진지희는 ‘폭풍성장’한 모습으로 최근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드라마 ‘우리 사랑할 수 있을까’(이하 우사수)에서 ‘막장’ 청소년의 진수를 보여줬다.

그가 맡은 역할은 실제 자신과 나이가 같은 여중생 이세라. 조기유학을 접고 귀국해 가족에게 임신한 사실을 폭로, 부모와 갈등을 겪으며 혼란을 불러일으킨다. 다소 파격적인 캐릭터를 만난 진지희는 처음엔 그저 놀랄 수밖에 없었지만, 두 달여간의 시간동안 무사히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주목을 받은 캐릭터와 드라마인 만큼 촬영장을 떠나는 게 아쉬웠던 진지희. ‘우사수’를 통해 한층 더 성장한 진지희는 계속해서 ‘여배우’라는 이름을 향해 달려 나가고 있다. 이번 작품을 선택하게 된 것도 어떤 단호한 결심 때문이었을까.

“사실 대본을 받고 놀랐어요. 임신을 한 사춘기 소녀 아이인데 저도 당혹스러웠어요.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죠. 또 저나 제 주변 친구들도 사춘기를 겪어서 엄마에게 삐뚤어지게 대하는 마음이 어쩌면 쉽게 이입할 수 있었는지도 몰라요.(웃음)”

극중 엄마인 권지현 역을 맡은 최정윤과 주로 연기 호흡을 맞춘 진지희는 극중 독설은 물론 밀치는 등 사춘기 소녀의 캐릭터를 드러낸 연기로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또 그 마음을 넘어 최정윤의 연기에 대해 감탄하기도 했다.

“최정윤 엄마는 ‘울어요’라고 지시를 받으면 3초 만에 눈물이 나오시더라고요. 저는 연기를 하다 보면 열심히 감정을 잡다가 눈물이 나오는데 바로 눈물이 맺히세요. 또 제가 연기할 때 옆에서 같이 눈물 흘려주셔서 저도 감정이입이 잘됐죠. 배우의 배려에요. 최정윤 엄마의 연기 실력이 놀라워서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우사수’ 진지희 “이젠 사랑스런 연기 하고 싶어요”(인터뷰)

연기에 대한 진지한 고민 중인 진지희는 어떤 노하우보다는 다양한 연기를 통해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사실 진지희는 지난 2003년 KBS1 일일드라마 ‘노란손수건’을 통해 아역배우로 데뷔, 어느덧 연기 12년차에 접어들었다. 다양한 역할을 거쳐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뒤 JTBC ‘인수대비’, MBC ‘해를 품은 달’, ‘불의 여신 정이’ 등 연달아 사극에 출연해 보다 폭넓은 연기활동을 이어왔다. 예전보다 연기에 대한 컨트롤은 한층 나아졌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10여 년 동안 드라마만 10여 편에 출연한 진지희는 선배 여배우들에 대한 동경의 눈빛을 드러냈다. 진지희는 아직은 또래 여중생다운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여배우로서 갖춰야할 자질 혹은 태도에 대한 고민도 털어놓았다.

“제가 성숙해보이기도 하지만 친구들이랑 있으면 어리고 활발해요. 신나게 놀아서 친구들에게는 성숙해보이지는 않죠.(웃음) 여배우로서는 다소곳하고 행동거지를 많이 고치는 등 조심해야겠죠. 여배우는 큰 타이틀 같아요. ‘꽃보다 누나’의 윤여정 선생님이 언젠가 항상 감정이입, 혹은 빙의를 해야 한다고 하셨던 것 같아요. 솔직히 배우가 전혀 모르는 남과 같은 캐릭터를 두고 ‘난 얘 마음을 알아’라고 하기 어려워요. 드라마를 하면서 어른이 되기 전에 그런 감정이입을 배워서 역할에 빠져 연기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우사수’ 진지희 “이젠 사랑스런 연기 하고 싶어요”(인터뷰)

케이블채널 tvN ‘꽃보다 누나’ 얘기를 꺼낸 김에 여행을 좋아하는지 물었다. 한창 호기심 가득한 나이에 여행에 대한 로망도 있을 법하다.

“워낙 유명한 여배우들이시잖아요. 당연히 저도 같이 가고 싶었죠. 여행을 가고 싶어요. 사실 제 꿈은 돈을 많이 벌어서 세계일주를 하는 거예요. 나라마다 그 냄새가 있고 풍경도 다 다른데 우선 친구들과 배낭여행이라도 하면서 그 기분을 느껴보고 싶어요.”

여배우들에 대한 동경이 가득한 진지희. 그렇다면 남자배우에 대한 관심은 어떨까. 최근 브라운관을 장악한 남자배우들이 쏟아져 나왔다. 종영한 SBS ‘별에서 온 그대’를 관심 있게 본 진지희에게 눈여겨본 배우를 물었다.

“김수현, 박해진 오빠들도 좋았거 김우빈 오빠도 좋은데 황정민 선배님이랑 연기를 다시 해보고 싶어요. 러브라인은 말고요.(웃음) 워낙 연기를 잘하시잖아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에서 만났을 때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만났는데 한 번 더 만나서 선배님께 배우고 싶어요. 젊은 오빠는 김우빈이 오빠 연기가 참 신세대 연기라고 생각했어요. 동작이나 말투나 TV에서 볼 수 없는 연기 같았죠. ‘상속자들’에서 ‘똑딱’이라는 대사도 그렇지만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나’ 생각했어요.”

다른 배우들을 통해 꾸준히 배우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려는 진지희는 그간 어려운 연기를 해온 것에서 벗어나 좀 더 밝은 연기로 찾아오고 싶다는 소망도 전했다. 그는 아직 사춘기지만 ‘사랑스런 연기’ 혹은 ‘기분이 좋아지는 역할’, 마치 ‘불의 여신 정이’에서의 유정 같은 역할을 기대했다.

‘우사수’ 진지희 “이젠 사랑스런 연기 하고 싶어요”(인터뷰)

진지희가 출연한 ‘우사수’는 그만큼 어려우면서 캐릭터도 진지하고 무거웠다. 중학생인 진지희의 주변 친구들이 과연 이 드라마를 봐줬을까.

“친구들이 SBS ‘신의 선물-14일’을 본다고 얘기해요.(웃음) 제가 ‘우사수’를 권하는데 제 분량을 챙겨 봐주는 친구도 있더라고요. 물론 제 캐릭터를 보고 놀라죠. 선생님들도 보시는데 ‘지희야. 임신해서 어떡하니. 술은 어쩌니’라고 하시는데 남들이 들으면 놀랄 거예요.(웃음) 신경 써서 봐주시는데 정말 감사해요. 또 제 2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원래 드라마도 잘 안 보시는데 모니터까지 해주시더라고요. 물론 학교 공부도 많은 도움을 주셨죠.”

이처럼 진지희는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도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재학중인 학교에서 전교 부학생회장으로 뽑혔다. 선생님의 추천에 폐를 끼칠 것 같아 한두 번 거절했지만 결국 출마해 부학생회장으로 당선됐다.

물론 학교생활과 연기를 병행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촬영장에서 교과서를 읽으며 공부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만들어 어려움을 이겨나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진지희과 ‘우사수’를 사랑해 준 시청자들과 팬들에 감사 인사를 전하며 더 좋은 작품으로 돌아올 것을 기약했다.

“그동안 ‘우사수’ 사랑해주셔서 감사해요. 세라 덕분에 할머니들도 저를 알아보시더라고요. 그만큼 강렬한 역할이서 사랑을 받았던 것 같아요. 다음에는 귀엽고 사랑스런 역할로 돌아올게요. 물론 학업, 공부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우사수’ 진지희 “이젠 사랑스런 연기 하고 싶어요”(인터뷰)



/최현호 기자 news@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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