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전통과 현대의 충돌..국립현대무용단 ‘불쌍’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3.19 17:38

수정 2014.10.29 02:39

국립현대무용단의 올해 첫 작품 '불쌍'은 불상을 통한 불쌍한 인간의 현재를 그리고 있다.
국립현대무용단의 올해 첫 작품 '불쌍'은 불상을 통한 불쌍한 인간의 현재를 그리고 있다.

무대 위엔 금박의 불상이 나뒹굴고 있다. 무용수들이 직접 불상의 형상이 될 때도 있다. 그러다 이내 불상을 안고 뛰고 구르고 무대를 휘젓는다. 한쪽에선 원색의 바구니들을 차곡차곡 쌓는 이들도 있다. 거대한 물결을 이룬 바구니는 무질서한 형태로 어질러져 있지만, 쪼그리고 앉은 무용수들의 수고로 차츰차츰 형태를 갖춰간다.



지난해 가을 안애순 예술감독 체제로 정비된 국립현대무용단의 올해 첫 작품 '불쌍'은 불상을 소리나는 대로 표기한 제목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불쌍한 인간들의 모습을 빗댄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니 무대는 '불상을 표현하는 불쌍한 인간의 현재'를 그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

오는 21·2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올려질 이 작품은 2009년 국내 초연, 2010년 재공연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 국내 무대다. 해외선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아트 서밋 인도네시아' 초청작으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내년엔 프랑스 샤이오국립극장 초청으로 유럽까지 건너간다.

안애순 감독은 "동양문화를 대표하는 종교적 상징물로 불상을 골랐다.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충돌과 변형을 다룬 무용"이라며 "아시아 사회가 근·현대로 넘어오면서 전통을 변형하고 왜곡하는 것에 대한 반성까지 담은 것"이라고 했다.

무대는 인도의 카탁, 한국의 진도 북춤과 입춤, 중국의 전통무예 달마 18수, 몽골의 민속무용 등 각국 전통무용을 이색적인 움직임에 담아낸다.
DJ 소울 스케이프의 음악, 팝아티스트 최정화의 팝아트 소품들도 눈길을 끈다. 3만∼5만원. (02)3472-1421

최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