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vs책] 공부란 무엇인가 vs 힐링:마침표가 아니라 쉼표가 된 문장들
20대에 가장 아쉬운 게 뭐냐, 아니 지난 시절을 통틀어 가장 후회되는 게 있다면 의외로 '책이라도 많이 읽을 걸'이란 생각을 한다. 취업 공부, 학과 공부도 아닌 웬 독서 타령이냐 물을지 모르지만 그만큼 책이 주는 내공은 한 해 한 해 지나면서 더욱 실감하게 된다. 그런데 이상하다. 취업과 학과에는 공부라는 말이 어울리는데 이상하게 독서는 공부가 아닌 것만 같다. 많은 책을 빌려볼 수 있는 도서관에는 취업 준비하는 학생이나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로 가득할 뿐 정작 책을 보는 학생은 찾기 힘들다. 왜 그럴까? 독서는 그저 취미생활인 걸까?
'공부란 무엇인가:우리시대 공부의 일그러진 초상'(책담 펴냄)에서는 서울대나 하버드대학에 가는 것만이 최고의 공부로 치부되는 우리 사회의 현실에 일침을 가하며 공부의 참된 의미를 되새긴다. 이 책은 몸의 수련법으로서의 '쿵후'와 지적 노동자로서의 '공부'는 사실상 하나였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궁극적으로 진정한 공부란 '사람을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머리에서 머무는 지식적인 공부가 아닌, 몸으로 새겨 익히는 '쿵후'와 같은 공부를 알려준다.
그렇다면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저자는 1차적으로는 독서고, 그중에서도 고전이라고 답한다. '아니 또 고전?'이라며 손사래를 치는 독자들에게 특별히 고전 중에서도 '자신에게 와 닿는 고전, 자신에게 조금 높은 허들을 제공하는 고전'을 읽으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이를 곰곰이 되씹어보고 몸에 체화시키는 '묵상'을 실천할 것을 권유한다. '묵상'은 책의 구절구절을 삶에 적용시켜 생각하는 [책vs책시간이 될 터인데 저자가 강조하는 '공부'로서의 묵상은 간단하게 말하면 '독서일기'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일기' 자체가 삶을 성찰하는 최고의 수단이 되어주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의 '일기'는 좋은 묵상의 귀감이 되어준다.
'힐링:마침표가 아니라 쉼표가 된 문장들'(열림원 펴냄)은 작가 박범신이 트위터에 남긴 글을 모은 책으로, 그의 평소 생각들이 담긴 일기와도 같다. 소통과 희망, 사랑과 열정을 담은 짧은 글들로 채워진 이 책에는 3년여 동안 작가의 소소한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 소통에의 간절함이라든지, 살아가면서 느끼는 숱한 쓸쓸함들, 그리고 끝없는 열정들이 묻어나는 글을 보면, 작가가 작가로서 살기 위해 삶을 바라보는 자세가 어떠한지, 수많은 단상들을 어떻게 몸에 체화시키고자 하는지 알 수 있다.
'아내는 평생 나에게 더운 밥을 지어 먹였다. 아내는 말했다. "오해하지 마. 내가 당신에게 한사코 따뜻한 밥 지어 먹이는 건 당신 아내이기 때문이 아냐. 당신을 여전히 사랑하기 때문이야." 따뜻한 밥이야말로 사랑이다. 내가 만약 죽었다가 다시 태어난다면, 아내의 '아내'가 되어, 아내가 그랬듯, 평생 더운밥 지어주고 싶다. 생을 다시 이어서라도 헌신에 있어 공평해지는 게 관계의 최종적 윤리성이라 믿기 때문이다. '(힐링 56쪽)
'울지 않으니 화내지 않으니 말하지 않으니 네가 아픈 거야. 후회하게 될까봐 두려워 네가 한사코 감정을 감옥에 가두는 걸 보면 가슴 아파. 생은 생각보다 짧거든. 슬프다고 화난다고 내 가슴 뜨겁다고 말하고 살아. 그게 웰빙의 삶이야.'(힐링 82쪽)
작가는 삶을 기록하며 자신을 치유하고 세상에 메시지를 던진다. 그것이 '공부란 무엇인가'에서 말하는 공부의 힘이고 묵상의 힘일 것이다. 작가의 삶이 자신만의 기준으로 세상을 거스르며 살아가듯, 제대로 된 공부는 '내가 나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도록 하는 것 아닐까. 3월 새봄, 내 마음에도 새로운 공부의 바람이 인다.
송은실(교보문고 MD)
[email protected] 최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