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21일 정부과천청사 대회의실에서 지방교정청장.교도소장.구치소장 등 56개 교정기관장이 참석한 가운데 '2014년 전국 교정기관장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앞으로는 교육을 통해 수형자의 내면을 근본적으로 바꿔 출소 후 희망을 갖고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직원 한사람 한사람이 수형자에 대한 애정과 교정교화 의지를 갖고 직무에 임해달라"고 강조했다.
■인성교육, 재범률 저하에 효과
법무부가 이처럼 수형자 인성교육에 방점을 찍은 것은 국내 유일의 민영교도소인 여주 소망교도소의 재범률이 극히 낮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경기도 여주군 북내면에 위치한 소망교도소는 2010년 12월 개신교 교회들이 헌금을 모아 만든 곳으로, 살인.강도.강간 등 강력범을 포함해 모두 290명이 수감돼 있다. 이곳은 수형자가 들어오면 두 달간 기초 인성교육을 한다. 모든 수형자가 거치는 필수 코스다. 다음 6개월간 집중 인성교육에 들어간다. 이 과정을 마치면 공장이나 학교에서 하는 직업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출소 두달 전부터는 출소 후 인생설계를 하게 하고 취업지원에 나선다. 출소 후에도 자원봉사자들이 출소자의 애로사항을 청취해 어려움을 함께 고민한다.
수형자 교화를 위해 시설부터 운영 방식까지 전 과정이 수형자의 인간적인 대우와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덕분인지 지난해 소망교도소 재범률은 2.59%. 전국 평균인 22.4%에 비해 19.8%포인트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도 소망교도소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소망교도소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국영 교도소에서 적극 도입하고 있다.
■화상접견, 사회복귀에 도움
법무부가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교정·교화 프로그램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우선 지난해 도입된 인터넷 화상 접견 제도는 수형자와 가족들의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화상 접견은 수형자 가정의 컴퓨터와 교정시설 컴퓨터를 인터넷으로 연결, 가족들이 직접 교정기관을 방문하지 않아도 화상으로 수형자를 접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4월부터 영월교도소 등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시행 넉달 만에 이용건수가 5000건을 돌파하는 등 호평이 이어지자 법무부는 올해 8개 기관에 추가로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어 내년부터는 전국 모든 교정기관에 이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국내 최초의 수형자 사회복귀를 돕기 위한 지역사회 내 중간처우시설인 '밀양희망센터'도 설립 6개월 만에 안정적인 정착을 하고 있다. 이곳은 수형자가 교도소가 아닌 ㈜한국카본 기숙사(경남 밀양시 부북면 소재)에서 생활하면서 낮에는 일반 근로자들과 함께 일하고 일과 이후에 자치활동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올해 3월 현재 가석방 출소자 9명 중 2명이 한국카본에 취업해 월 200만원의 임금을 받고 있다. 나머지 7명도 취업과 창업 준비를 하고 있다.
황 장관은 "화상접견 제도나 밀양희망센터는 수형자의 인성변화와 사회복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수형자의 건전한 사회복귀를 도울 수 있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시행해 나가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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