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그룹이 삼성물산과 삼성에버랜드를 내세워 우리나라 골프장의 '블루칩'인 경기도 용인 레이크사이드CC를 인수했다.
회원제 18홀과 대중제 36홀 등 총 54홀의 인수 가격은 3500억원이다. 하지만 약 2000억원대의 은행 대출금과 회원권 입회반환금 914억원의 신탁채권을 합하면 실제 인수 가격은 6500억원대다. 삼성이 이 골프장을 인수한 것은 매매시장에 나와 있는 대다수 골프장과 달리 레이크사이드CC의 재무구조가 비교적 건실하다는 게 표면적 배경이다.
레이크사이드CC 인수가 사업부지 내 유휴지와 할미당산을 경계로 남쪽에 위치한 에버랜드와의 연계 개발을 염두에 두고 성사되었다는 항간의 주장에 대해 삼성은 "전혀 근거 없는 추측에 불과하다"며 일축했다.
![[Golf is Life] ‘골프장 사업 시너지’ 대기업들 보는 눈이 달라졌다](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14/03/30/201403301645567742_l.jpg)
삼성의 레이크사이드CC 인수를 계기로 대기업의 중소 골프장 인수합병(M&A) 증가 추세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대기업들은 골프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골프장 수익성 확보 어려움 등의 이유로 골프장 사업에 미온적 입장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골프장을 비즈니스를 위한 구색 맞추기 차원으로만 여겼던 기존의 인식에 대변화가 따를 조짐이다. 삼성이 모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은 레이크사이드 인수로 국내 최다홀(총 162홀)을 보유하게 됐다(표 참조). 그 다음은 2년 전 웰리힐리(옛 성우 오스타CC)를 인수한 신안그룹으로 5개 골프장에 153홀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126홀을 보유해 3위에 올랐다. 에머슨퍼시픽 그룹과 레이크힐스 등 골프장 전문 그룹이 각각 4위(118홀)와 5위(117위)에 랭크된 가운데 롯데그룹, GS그룹, 현대·기아차그룹은 나란히 90홀을 보유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중국 웨이하이포인트 18홀을 포함해 54홀, CJ그룹은 국내 유일의 세계 100대 코스인 나인브릿지 클럽 제주와 해슬리 나인브릿지 등 36홀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의 레이크사이드 인수로 침체일로를 치달았던 회원권 시장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한 분위기는 지난 14일 삼성의 인수 결정이 발표되자마자 이미 감지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3억원 선이었던 레이크사이드CC 시세는 5000만원이 올라 3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5억원 돌파도 시간 문제라는 것이 시중 회원권거래소의 전망이다. 실제로 한 회원은 "연일 회원권거래소의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며 "많게는 거래가의 2배까지 제시하는 곳도 있는데 팔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레이크사이드CC 회원권 상승은 삼성 계열 골프장 회원권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곧 전체 회원권 시장에도 긍정적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바야흐로 삼성발 '골프 회원권 시장의 봄'이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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