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살면서 어리석은 짓을 수없이 되풀이한다. 나이 들어서도 다를 게 없어 보인다. 공자는 예순 살이 되면 분별력을 잃지 않는다(六十而耳順) 하고, 일흔 살에는 법도를 어기지 않게 된다(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고 말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이 훨씬 더 많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매번 라운딩이 끝나면 다음 번(혹은 다음 주)에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맹세하지만 다음 번이 되면 '도로아미타불'이 되기 일쑤다. 왜 의욕은 앞서는데 실행은 되지 않는 것일까.
필자의 동창생 A를 보기로 들자. A는 핸디캡이 13 정도 된다. 투지도 좋아 동기회 월례 골프대회의 늘 유력한 우승후보다.
그런 A가 최근 동기회 골프동호회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불만 겸 고민을 토로했다. 골프가 마음대로 안돼 '멘붕'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
겨우내 3개월여간 연습을 웬만큼 하고 골프채널 레슨 프로그램도 열심히 보고 무엇보다 새 클럽 교체 및 보완을 했는데, 왜 보기 플레이도 못하는지 의아스럽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골프는 멘털 게임인 걸 다시 깨닫는다. 암만 해도 지나친 승부욕이 스코어의 발목을 잡는 것 같다"고 토로한다.
그의 깨달음대로 '승부욕 과잉'이 가장 큰 문제로 보인다. 4월 초만 해도 골프장의 아침 날씨는 쌀쌀해 옷을 두껍게 입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제아무리 열심히 연습을 했다 해도 정상적인 샷이 불가능하다.
잔디가 제대로 자라지 않았으니 아이언 샷이나 어프로치도 마음먹은 대로 구사가 안된다. 그린 컨디션도 엉망이라 거리나 방향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잘 쳐보겠다고 덤벼드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다.
겨울이나 초봄에는 라운딩 자체를 즐겨야 하고 스코어에 대한 욕심은 저 멀리 던져버려야 한다. 라이(공이 놓여진 상태)가 안 좋으면 6인치(15㎝) 이내 옮겨서 치는 등 여유 있는 플레이로 '명랑골프'에 앞장서야 한다. 그러면서 페어웨이 컨디션이 좋은 4월 말 이후를 기다리는 것이다.
공자는 또 "잘못을 저지르고서도 고치지 않는 것, 그것이 잘못(過而不改 是謂過矣)"이라고 했다. 지난주에 잘못한 것(샷 혹은 전략), 이번 주에 하나라도 고치면 그날 라운딩은 90점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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