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과 대검찰청 등이 자리잡고 있는 서울 서초동의 법조타운 주변에는 '가사·행정·형사·민사·부동산 전문' 같은 변호사 광고 간판이 즐비하다.
별다른 생각 없이 이런 문구를 접할 때는 '대단한 변호사'란 생각이 들기 일쑤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규정 위반으로 징계대상이다. '변호사 업무 광고 규정'에 따르면 변호사는 '주요취급분야' 등의 용어로 광고를 할 수는 있지만 '전문', '최고', '유일' 같은 용어를 사용해서는 안된다.
예외적으로 '전문'이란 용어만 변호사협회가 정하는 기준에 따라 제한적으로 사용이 가능한데 '변호사 전문 분야 등록제도(전문변호사 제도)'가 여기에 해당한다.
전문변호사는 민사·상사·형사·가사 등 대분류 9개 및 부동산·의료 등 소분류 49개 등 총 58개 전문분야에서 분야당 10만원의 등록신청비를 내면 신청이 가능하며 최대 2개 분야를 선택할 수 있다. 신청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전문변호사로 인정받는 것도 아니다. 규정에 따르면 △대한변협·지방변호사회에서 실시하는 교육 수료 경력과 해당 전문분야에 관한 학위 취득 유무 △해당 분야에 관한 법대나 로스쿨, 사법연수원 등에서의 강의실적 및 관련단체 근무경력 △해당분야 사건 취급 경력과 관련 판례 평석 및 연구논문 작성 실적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된다. 지금까지 40여명의 변호사들이 전문성 심사에서 탈락했다.
문제는 신뢰성 강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도 불구, 제도는 철저히 겉돌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문변호사는 728명이다. 도입 첫해에 비해 3년간 245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개업 변호사가 1만4400여명인 것에 대비해보면 등록률도 5%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취재과정에서 이 제도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변호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홍보가 제대로 안된 탓에 일반 국민들에게는 여전히 전관 출신 변호사가 전문가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고 변호사들 역시 개인의 홍보수단으로만 인식할 뿐, 제도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지 못하고 있었다. 법률시장의 과장광고가 여전한 상황에서 전문변호사 제도를 조속히 정착시키 위해서는 홍보강화 뿐 아니라 제도의 법제화 등 올바른 정보를 통해 국민의 변호사 선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도록 하는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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