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텔러(은행창구 사무원)들이 고객 중심의 금융 컨설턴트로 거듭나고 있다. 과거 입.출금 및 예금, 기본 대출상담 등을 주된 업무로 수행해오던 직원들이 점차 고객의 니즈에 맞춰 금융상품 전문 컨설턴트, 은퇴 설계 상담사, 기업 대상 외환거래 상담사 등의 형태로 세분화·전문화되고 있는 것.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모바일 뱅킹이 생활화되면서 은행 거래를 위한 창구 수요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에 은행들은 기존 창구 업무를 수행하던 직원들의 역할을 점차 금융 파생상품이나 외환 상품 운용, 카드 및 소비자 금융 부문 등으로 분업화하고 있다.
또한 최소한의 창구업무를 전담할 창구직원들은 시간선택제 리테일서비스(RS)직으로 채용하는 한편, 현장 경험이 많은 창구직원들을 각종 금융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 컨설턴트로 양성하는 은행들도 있다.
기업은행은 영업점 내 창구직원들을 입·출금 등 기본 업무를 수행하는 '하이 카운트'와 금융상품을 전문으로 상담하고 카드 가입이나 대출 거래를 진행하는 '로우 카운트'나 기업 대상의 외환 거래와 기본 컨설팅 등을 주로 하는 기업상담 부문으로 나눠 운용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은행 창구를 통한 기본 금융거래 비중이 줄어드는 반면, 은퇴설계라든가 개인 자산관리 등에 관한 전문 상담을 요하는 고객 니즈가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수시 채용을 통해 전문 컨설턴트를 모집하기도 하지만 주로 은행 창구 경험이 많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격요건을 검증하고 이를 수행할 만한 전문인력으로 자체 양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협은행의 경우 농업인을 대상으로 경영컨설팅을 해주는 전문 상담가 외에 은행 영업점 내에서는 창구 직원들의 업무 분장상 경력과 자격증 등을 고려해 업무 배치를 하고 있다. 우리·신한·하나은행 및 여타 지방은행 등 스마트(포터블)브랜치 사업을 하고 있는 금융사들 역시 전용 단말기를 활용한 금융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인력을 자체 양성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
이들 은행의 스마트 브랜치 창구 직원들은 이동식 전용 단말기를 통해 외부 출장 영업을 진행하거나 혹은 태블릿PC를 비롯한 모바일 기기를 고객들이 직접 은행업무를 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자산관리 등의 전문상담을 돕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신상품 전문 상담만 하더라도 각종 예·적금 상품에 대한 여러 지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고객별 금전 상황에 따른 가입으로 최상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창구별, 지점별로 특화된 전문 인력을 점차 배치해 나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gms@fnnews.com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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