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장하성 교수를 소장으로 지난해 5월 출범한 '내일'은 고려대 최장집 명예교수를 이사장으로 선임하고 전국을 돌며 토론회를 여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출범 당시 '내일'은 안 대표가 만들 신당의 초석이 될 것이란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임시 홈페이지로 근근이 버티는 상황에서 안 대표의 기초선거 '무(無)공천' 소신까지 꺾이자 회원들의 불만이 솟구치는 장소로 변했다. 17일 '내일' 홈페이지 메인화면에는 '오늘부로 안철수 지지 접었고 메일 수신 거부했고 이번 선거는 투표장에 들어가서 1번 쭉 찍고 나오려고 결심했음' '새청치는 개뿔 도로 민주당 정계 은퇴하세요. 정치판은 더러운 곳입니다' 등의 회원들 메시지로 가득 차 있다.
설상가상으로 수장까지 사실상 공백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내일'은 존폐 위기에 몰렸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장 교수와 함께 문재인 전 민주당 대선후보와 단일화 작업에 참여했던 한 실무자는 기자와 만나 "장 교수가 작년 말에서 올 초 사이 '내일' 업무에서 사실상 손을 뗐다"며 "현재 소장으로 이름만 걸어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가 신당 발기인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은 데다 지난 2월 17일 새정치연합 중앙당창당발기인대회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일각에선 장 교수마저 안 대표와 결별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내일' 측 관계자는 "(장 교수가) 소장직을 그만 둔 건 아니다"라며 "일이 있을 땐 오고 처음부터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구 민주당과의 합당에 따라 '내일'과 민주정책연구원이 통합하는 방안도 겉돌고 있다. '5대 5'라는 합당 원칙이 두 기관의 통합 과정에 적용될지 여부도 미지수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공천 문제로 당이 시끄러운 상황에서 안 대표가 섣불리 당직자들 인사에 손을 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언젠간 터질 문제이기 때문에 시기는 아마 지방선거 이후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ys8584@fnnews.com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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