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여객선 침몰참사] 조선사 여객선 건조기술 충분, 해운사 중고 선호해 안만들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22 17:52

수정 2014.10.28 04:54

세계 1위 조선 강국임을 자부하는 우리나라에서 여객선 사고가 발생하자 국내 조선업계의 여객선 건조기술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세월호는 일본에서 건조돼 사용되던 중고선을 수입한 것이다. 그렇다면 국내 조선소는 여객선 건조가 불가능한 것일까. 답부터 이야기하면 건조기술력은 충분하다. 건조하지 않는 이유는 수주물량이 없어서다.

또한 여객선에 사용되는 내부자재를 수입에 의존해야 하기에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점도 이유 가운데 하나다.


22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빅3 조선소에 따르면 지난 1994년 이후 이들 3사의 여객선 수주실적은 20척 미만이다. 여객선 수주물량은 2010년 이후엔 단 한척도 없으며 2012년 인도된 여객선이 마지막이다.

세계 수주량 1위를 기록 중인 현대중공업은 2003년 이후 여객선을 건조한 적이 없다. 삼성중공업은 2007년 스웨덴 선사로부터 여객선을 수주, 2011년 인도한 다음엔 여객선 수주가 없었다.

그나마 최근까지 여객선을 건조해 온 대우조선해양 역시 2011년 튀니지 국영선사로부터 호화 페리선을 수주, 2012년 인도한 다음 뚝 끊겼다.

조선 3사 관계자들은 "국내 조선소가 여객선 건조기술이 없다기보다는 발주물량이 없어 여객선을 건조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다만 수익성 면에서 여객선은 상선보다 떨어져 굳이 건조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은 여객선의 일부 내부 기자재를 유럽 등에서 수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초호화 크루즈선에는 100% 유럽산 기자재가 사용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연안 여객선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이유는 간단하다. 배를 건조하기보다는 일본 등에서 중고선박을 사들여 운영하는 것이 싸게 먹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에 참사를 빚은 세월호의 선주사인 청해진해운이 일본으로부터 세월호를 사들인 금액은 1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만약 세월호를 건조했다면 신조가격이 2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해운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신조가와 중고가의 가격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영세한 국내 해운업체들은 해외 중고선박을 선호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선박이 노령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해운조합의 '2013년 연안해운통계연보'를 보면 전체 여객선 217척 가운데 선령(船齡) 20년 이상은 67척(30.9%)이다. 이 중 절반을 유럽이나 일본에서 들여온다.

조선·해운업계 관계자는 "국내 해운업체들이 워낙 영세하기 때문에 국내 조선소를 통한 신규 발주보다 값싼 해외 중고선박을 선호한다"며 "수익성과 위험성 면에서도 중고선박이 국내 해운업체들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강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