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에 정박한 오하마나호 모습.© News1 주영민 기자
(인천=뉴스1) 주영민 기자 = 세월호 참사 발생 23일째인 8일 세월호와 함께 인천~제주를 운항한 청해진해운의 오하마나호는 운항이 중단된 채 인천항에 정박해 있다.청해진해운은 세월호 참사 발생 다음날인 지난달 17일부터 오하마나호의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당시 오전까지만 해도 청해진해운 관계자들은 오하마나호의 오후 출항을 위해 컨테이너를 배에 싣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 사태의 여파가 커지자 운항을 중단 결정을 내렸다. 오하마나호 역시 세월호처럼 구조변경과 화물 고박 문제, 무리한 화물적재가 있었음이 속속 드러나 어쩔 수 없이 내린 조치이다.
인천항의 한 관계자는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오하마나호도 폭탄을 안고 달린 것과 다르지 않다”며 “오하마나호가 다시 운항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전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보다 선령이 오래된 배를 국내에서 인수할 선사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구조변경 오하마나호, 세월호 판박이오하마나호는 총톤수 6322t으로 정원 937명, 컨테이너(10ft) 180개, 승용차 50대, 자동화물(5t) 40대를 실을 수 있다.이 배는 1989년 9월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이 준공해 같은 해 10월부터 운항에 들어갔으며 2003년 청해진해운이 인수해 현재까지 인천~제주 항로에 투입, 선령이 무려 25년이 넘었다.오하마나호 역시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국내 도입 후 구조변경이 이뤄졌다. 구조변경 후 정원이 늘고 총톤수가 줄어든 이 배는 이상하게도 화물수송 능력은 기존 일본에서 운행될 때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청해진해운이 밝힌 이 배의 재원상 화물수송능력은 컨테이너(10ft) 180개, 승용차 50대, 자동화물(5t) 40대다.반면, 일본에서 운항할 때 화물 재원은 컨테이너 109개, 트럭(8t) 42대, 승용차 63대이다.배의 총 중량이 줄고 정원이 50%가량 늘었는데 실을 수 있는 화물역시 크게 변화하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무엇을 싣느냐에 따라 무게의 차이를 보일 수 있는 컨테이너 수가 크게 늘었다는 점은 청해진해운이 오하마나호를 운항함에 있어 무엇을 더 중시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갑판 컨테이버 불법 선적, 고박도 부실…“운항 재개 어려울 것”뉴스1이 입수한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오하마나호 역시 세월호처럼 컨테이너들이 화물칸은 물론 선미 갑판에도 적재된 채 운항된 것으로 밝혀졌다.사진속 오하마나호 갑판에 컨테이너가 실려 있는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컨테이너와 컨테이너 사이의 고박이 쇠사슬이 아닌 천으로 만들어진 끈으로 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항운노조의 한 관계자는 “오하마나호도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컨테이너 고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사진을 보여 주며 고박 방식의 문제점에 대해 물으니) 컨테이너와 컨테이너를 연결할 때 쇠사슬로 엮어야 하는데 사진에서처럼 밧줄로 묶는 경우가 다반사였다”고 지적했다. 즉, 청해진해운이 소유한 인천~제주 항로 여객선 모두 사실상 폭탄을 안고 운행된 것과 다르지 않았던 실정이었던 것이다.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청해진해운은 2005년 오하마나호의 구조를 변경하면서 화물‧차량 적재한도를 한국선급으로부터 지정받았지만 운항관리규정은 물론, 재원상 차량‧화물 적재량은 이를 훨씬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한국선급에 따르면 구조변경 이후 오하마나호의 화물‧차량의 적재한도는 컨테이너 70개, 일반화물 140t 등 총 420t에 차량은 승용차 101대와 8t 트럭 37대 등 138대였다.이는 청해진해운이 밝힌 오하마나호의 화물‧차량 재원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수치이다.
결국 청해진해운은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오하마나호 역시 돈이 되는 화물 수익을 늘리기 위해 개‧변조해 운항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와 관련, 인천항 선사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배의 구조를 변경했다는 것만으로 사고의 위험성이 증가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컨테이너의 수를 늘렸다는 것은 화물 적재량을 속일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에 화물이 실린 중량은 만재흘수선을 통해 육안으로 식별하는데 (언론 보도처럼) 평형수를 줄이고 화물을 더 실었다면 배의 복원력은 사실상 포기한 것과 같다”며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오하마나호도 폭탄을 안고 달린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인천=뉴스1) 주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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