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60대 김 모씨는 어느 날 항문에서 피가 나왔다. 병원을 찾은 김 씨는 대장암 3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암세포가 대장 벽을 뚫고 나와 임파절까지 전이됐다. 강북삼성병원을 찾은 김 씨는 수부보조복강경 수술로 암을 제거했다. 이후 혹시나 남아있을 암을 치료하기 위해 방사선 치료와 항암치료를 진행했다.
대장암은 전체 암 발생 3위로 소화기암 중 발병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10만명당 발생률이 99년 21.2%에서 2011년 39%로 증가했다. 원인은 서구화된 식생활, 평균수명의 증가, 공해, 스트레스 등을 들 수 있다. 대장암은 예방차원에서 실시하는 대장내시경을 하는 비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3기 이상의 병기가 높은 환자도 많다.
수부보조복강경으로 대장암 수술을 진행하는 김흥대 강북삼성병원 외과 교수에게 14일 대장암 수술과 치료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대장대시경을 하는 사람이 늘어났는데
▲예전보다는 건강검진에서 대장내시경을 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국가에서 암검진사업을 통해 조기 진단하는 비율도 높아졌다. 하지만 건강검진으로 암을 발견하는 비율이 30% 가량으로 크게 높지 않다. 아직도 대장 내시경의 경우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전날 2L 가량의 물과 함께 약을 복용해야 하고 내시경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대장 내시경을 하지 않은 경우 대장 내 양성 용종이 암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예방차원에서 대장 내시경은 언제부터 해야 하나.
▲대장암 가족력이 없는 경우에는 50세 이후 하면 된다. 이후 용종이 발견되지 않으면 5년 마다 한 번씩, 용종이 발견됐다면 2~3년에 한 번씩 시행한다. 가족 중에 대장암 환자가 있으면 40대부터 검진을 하면 된다. 보통 60대 이상 대장암 환자가 75%나 된다.
―암 병기에 따른 치료는 어떻게 하나.
▲1기는 암세포가 대장 점막과 점막하층에 국한된 경우다. 2기는 암세포가 장벽 내에 머물고 림프절 전이가 없거나 암세포가 장벽 외로 나갔으나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이며 3기는 암세포가 림프절까지 전이된 경우다. 4기는 간, 폐, 뼈 등 다른 부위에 전이된 것이다.
―수부보조복강경 수술은 무엇인가.
▲대장암 1기에서 3기까지는 수술로 암을 제거하게 된다. 예전에는 배를 열고 암세포를 떼어내는 개복수술을 했지만 요즘에는 여러가지 장점 때문에 복강경 수술을 한다. 배에 여러 개의 구멍을 내고 복강경 기구를 집어넣어 암세포를 제거하는 것이다. 개복수술은 수술시간을 2시간 가량으로 짧지만 절개를 많이 하기 때문에 환자 회복이 늦어 입원기간도 흉터 때문에 미용상 단점이 있다. 복강경 수술은 긴 막대기구를 뱃속에 집어넣기 때문에 수술하는데 훈련이 필요하지만 환자 회복이 빠르고 구멍 몇 개 흉터만 남는다. 수부보조복강경은 개복수술과 복강경 수술의 장점을 취한 것이다. 한 손으로는 복강경 기구를 이용하고 한 손은 뱃속에 집어넣어 예민하게 수술할 수 있다. 개복수술만큼 수술시간은 짧고 손이 들어가는 흉터는 배꼽부위를 이용하기 때문에 2cm 가량으로 적게 남는다. 직장 부위에 대장암이 발생하면 항문보존 문제가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될 수 있으면 보존 쪽으로 수술을 하고 있다.
―4기는 치료는.
▲예전에는 4기의 경우 손을 못대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KRAS 정상형 유전자를 가진 전이성 대장암 환자에게는 표적암치료제인 얼비툭스나 암으로 가는 혈관을 줄이는 약제를 일반항암제와 함께 사용해 암의 크기를 줄인다. 또 방사선 치료로 암의 크기를 줄인다. 암 크기가 줄어들면 수술치료도 가능해지므로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장암 수술 환자가 주의해야 할 점은.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곶감 같은 음식은 말린 것이라 대장에 들어가면 부풀어 올라 대장을 막게 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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