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한 대기업 그룹들이 연내 상환해야 할 회사채 물량 규모가 3조원대에 달한다. 전체 상장사의 한 달치 회사채 발행물량 수준이다. 그룹사들의 관련 업황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특정 그룹사의 상환물량이 지나치게 많아 재무구조개선 작업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회사채 신용등급 및 등급전망 또한 강등되면서 향후 경영환경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채권단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계열로 선정된 총 14개 주채무계열의 연내 상환 회사채 물량은 2조8866억원이다.
주채무계열 중 재무구조 취약 우려가 높은 그룹들이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하면서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이 과거와 달리 강도 높게 추진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중 한진과 동부, 현대, 금호아시아나, STX 등은 기존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대상이다.
한진그룹은 연내 상환해야 할 회사채 규모가 1조300억원으로 14개 그룹사 중 가장 물량이 많았다. 한진그룹 주력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상환 규모가 7700억원이고 한진해운은 2100억원, 한진은 500억원이었다.
최근 대한항공과 한진의 회사채 신용등급전망 또한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돼 그룹 전반의 재무부담 확대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고착화되는 것으로 지적됐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한진해운에 2500억원의 자금을 대여했고 한진해운 분할합병 직후인 오는 6월을 전후해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를 발표한 터라 한진해운의 경영정상화가 지연되면 재무부담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봉균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대한항공은 과중한 차입규모로 금융비용부담도 작지 않은 수준이고 영업외수지가 대규모 흑자와 적자를 반복하면서 수익구조의 안정성이 약화된 상태"라며 "대한항공 최대주주이자 그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한진도 그룹 전반으로 확대된 재무부담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자구계획이 진행 중인 현대그룹의 연내 상환 규모는 3300억원, 동부그룹은 29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아시아나는 3200억원대다.
주채권은행과 새로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한 그룹사 중 동국제강의 연내 상환 회사채 규모는 2500억원이었고 현대산업개발이 2300억원, 한라그룹과 대우건설은 각각 1800억원, 15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성은 1000억원으로 기록됐다.업계에선 재무구조개선 약정 그룹사가 늘어난 것보다 채권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지속적으로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최종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해당 기업들이 약정 체결 이후 상황이 더 악화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건설과 해운, 항공 등 업황이 좋지 않은 계열사들이 주로 포함돼 펀더멘털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지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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