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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중독’ 임지연 “베드신과 노출이 전부 아냐”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5.16 10:06

수정 2014.10.27 12:15



“나에 대한 뜨거운 관심..아직까진 얼떨떨하다”

앞으로가 더 기대될 수밖에 없는 ‘무서운 신예’가 나타났다. 바로 김대우 감독이 ‘음란서생’ 김민정, ‘방자전’ 조여정 다음으로 택한 임지연이다. 김대우 감독의 신작 ‘인간중독’으로 본격적으로 데뷔하게 된 그녀는 묘한 매력으로 극장가를 중독시키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타엔과의 인터뷰에서 만난 청초한 외모와 달리 씩씩한 임지연은 긍정적 에너지로 연기를 즐기고 있어 그녀가 채워나갈 여배우로서의 미래가 벌써부터 궁금해졌다.

◇ ‘은교’ 김고은 잇는 파격적 데뷔

대중들에게는 생소한 임지연이라는 신예가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적으로 받게 된 것은 김대우 감독이 4년 만에 내놓은 ‘인간중독’ 여주인공 자리를 꿰찬 데다, 배우생활 최초로 과감하게 벗은 송승헌과 베드신을 촬영했기 때문일 터. 사실 신예 여배우가 곱지 않은 시선 속 노출을 감행한다는 건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다.



“감독님의 전작들에서 여배우들이 워낙 아름답게 표현돼 배우 지망생으로서 동경했다. 무엇보다 감독님 작품들은 인간의 본성에 충실해서 좋았다. 직접 촬영해보니 이런 작품을 괜히 찍는 게 아니구나 싶으면서 신뢰가 쌓였다. 부적절한 남녀의 관계가 첫사랑처럼 그려졌다. 개봉 전 베드신과 노출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막상 보시면 느껴지시는 게 다를 거라고 확신한다. 그러기에 신인임에도 부담감을 떨칠 수 있었다.”

데뷔 17년차 송승헌조차 베드신 촬영의 고충을 토로했다.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는 거다. 깊이 공감하던 임지연은 “두 배우가 같이 호흡을 맞춰야하고, 어마어마한 감정까지 들어가니 어렵더라. 하지만 감독님께서 스태프와 함께 몸소 시범을 보여주셨다(웃음). 베드신뿐만 아니라 왈츠, 총 맞는 것까지 다 보여주셔서 이끌어주시는 대로 이끌려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극중 인질로 잡혀 총을 맞고나서도 무표정으로 “제 귀걸이가 없어졌어요”라고 말하는 장면은 ‘종가흔’의 성격을 단번에 보여준다. 직접 연기한 임지연조차 냉정할 정도로 침착한 ‘종가흔’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단다.

“실제 성격과 거리가 있는데다 시대적 배경까지 다르니 종가흔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뒤따랐다. 가흔이가 어떤 사람인지, 진평(송승헌 분)한테 어떤 모습이면 좋겠는지 등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한 남자가 모든 걸 버릴 만큼 매력적인 여자는 어떨지 상상하기도 했다.”


임지연 (사진=이승현 기자)

뿐만 아니라 ‘인간중독’이라는 제목이 쓰일 만큼 서로에게 헤어나지 못하는 ‘김진평’과 ‘종가흔’의 사랑을 그려내는데 자신의 직접경험과 멜로영화들을 통한 간접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던 임지연은 “진평과 가흔의 사랑 정도는 아니더라도 나 역시 사랑으로 행복했고, 힘겨웠던 나름의 추억이 있어 그 감정을 살려보려고 했다. 멜로영화도 다양하게 챙겨봤다”고 자신만의 비결을 밝혔다.

◇ 송승헌-조여정-온주완에 ‘중독’되다

임지연을 두고 ‘인복’이 있다고 생각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첫 데뷔작이나 다름없는 ‘인간중독’에서 성격이 좋기로 알려진 송승헌, 조여정, 온주완과 연기호흡을 맞췄기 때문.

“스스로도 복이구나 여겨질 정도로 행복했다. 감독님, 배우들, 스태프들 모두 내가 맡은 종가흔이 예쁘게 보여지도록 노력해주셨다. 옷을 일일이 제작해주신 건 물론 헤어스타일의 웨이브와 심지어 가르마 방향까지 다를 만큼 섬세하게 신경 써주셨다. 많이 부족하지만 잘해내갈 수 있도록 다들 도와주셔서 촬영 전일 밤 ‘이렇게 많은 분들이 노력해주시는데 나태해지지 말고 나만 잘하면 된다’는 다짐을 하고 잠들곤 했다.”

특히 조각 같은 얼굴과 탄탄한 근육질 몸매로 ‘여성들의 로망’인 송승헌과는 영화 속 애틋한 사랑까지 나눠 부러움을 사고 있다.

“‘남자 셋 여자 셋’, ‘가을동화’, ‘여름향기’, ‘남자가 사랑할 때’ 등 송승헌 선배님이 나오신 작품들 많이 봤었다. 선배님의 멜로드라마들을 좋아했는데 같이 연기하게 된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설레더라. 동시에 내가 적응 못하고 피해를 드릴까봐 걱정도 많이 됐다. 선배님은 본인이 내성적이고 무뚝뚝하다고 하시는데 드러나지 않는 자상함이 있다. 재밌는 농담으로 편안하게 해주셔서 즐겁게 촬영했다.”

조여정의 경우 임지연보다 먼저 ‘파격멜로의 대가’ 김대우 감독과 작업을 했던 여배우다. 조여정이 경험자로서 조언을 많이 해줬냐고 궁금해 하자 임지연은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내가 걱정을 할 때마다 ‘넌 잘해낼 거야. 뭘 걱정하고 그래. 너무 잘할까봐 걱정된다’고 힘을 주셨다. 너무 감사할 뿐이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임지연 (사진=이승현 기자)

이어 온주완에 대해서는 “잘 챙겨주셨다. 여배우뿐만 아니라 누구든 챙겨주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다. 재치 있고, 센스도 넘치신다. 처음 만난 선배님이다 보니 어려울 법도 한데 온주완 선배님과 촬영할 때는 굉장히 오래 만난 사이처럼 계속 웃다가 끝난 것 같다”고 따뜻한 배려에 고마움을 드러냈다.

◇ 심엔터테인먼트와의 운명적 만남

임지연이 소속된 심엔터테인먼트에는 김윤석, 엄정화, 엄태웅, 주원, 유해진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다. 그런 소속사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 중이던 임지연이 들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속 배우들을 너무 좋아해서 심엔터테인먼트에 원래 관심이 많았다. 그때 당시는 기획사가 어떤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배우를 캐스팅하는지 몰랐다. 집이랑 가깝기도 해서 프로필을 들고 무작정 찾아갔다. 주차장에서 우연히 만난 대표님이 ‘무슨 일로 오셨냐’라고 묻는데 대표님인지도 모르고 ‘저 학생인데 대표님 만나고 싶다’고 당돌하게 말했다. 일단 들어오라고 하셨고, 그게 인연이 됐다.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다.”

그러나 임지연이 파격적 데뷔를 택한 만큼 여전히 보수적인 대한민국 사회에서 그녀를 향한 선입견이 존재할 수도 있다. 이에 그녀는 “그런 게 걱정됐다면 처음부터 안 했을 거다. 다음 작품에서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기회가 또 주어졌을 때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라며 신인답지 않은 의젓함을 보였다.

아울러 “‘인간중독’은 아찔함과 야릇함 사이에서 진짜 사랑이 뭔지 알 수 있는 영화다. ‘인간중독’을 두고 베드신, 노출에만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궁극적 사랑이 무엇인지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번 ‘인간중독’으로 임지연은 평범한 학생에서 여배우로서의 삶에 한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 군데군데 자신의 얼굴이 걸려있는 것은 물론 모두가 그녀에게 주목하고 있다.

“느낌이 이상하다. 큰 화면에 나온다는 자체가 너무 떨리기도 하고, 불안함이 많았는데 많은 선배님들이 최대한 즐기라고 말씀해주셔서 즐기려고 노력 중이다. 배우로서 내 매력에 대해서는 작품을 많이 안 해봐서 모르겠다. 다만 긍정적인 마인드로 이왕 하는 거 즐기려고 한다. 내적으로 단단해져야지 어떤 걸 표현하는데도 탄탄할 거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임지연은 “오래오래 볼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 필요로 하는 여배우가 되는 게 꿈이다”고 송승헌이 그녀의 매력으로 꼽았던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미소와 함께 바람을 내비쳐 임지연이라는 새 하얀 도화지에 색칠을 어떻게 해나갈지 지켜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베트남전이 막바지로 치달아 가던 1969년 엄격한 위계질서와 상하관계로 맺어진 군 관사 안에서 벌어지는 남녀의 비밀스럽고 파격적인 사랑이야기를 그린 ‘인간중독’은 지난 14일 개봉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image@starnnews.com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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