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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非관료출신 화학 전문가 김균 화학물질안전원 초대원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5.19 17:42

수정 2014.05.19 17:41

[fn 이사람] 非관료출신 화학 전문가 김균 화학물질안전원 초대원장

세월호 침몰 참사의 근본적 원인 중 하나가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다. 고위 공무원들이 정부부처에 재직한 뒤 산하기관에 낙하산을 타고 내려가는 것을 일컫는다. 이렇게 되면 고위직들은 자신들의 미래 직장을 긍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고 자리를 옮긴 후에도 '전관예우'의 특혜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는 곧 불법, 비리, 관행에 너그러운 공직사회로 이어지고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환경부 소속의 김균 화학물질안전원 초대원장(55.사진)은 그렇지 않다.

그는 관료 출신이 아니라 서울대학교 농화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학교 농약학 석사, 환경독성학 박사를 거쳐 한국화학연구원 부설 안전성평가연구소 센터장, 호서대학교 바이오응용독성학과(대학원) 부교수를 지낸 화학분야 전문가이다. 각종 안전장치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선 몇몇의 노력보다는 사회 구성원 스스로가 주위 위험을 인지하고 관리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제도적 안전장치는 물론이다.

김 원장은 "개인과 사회의 자발적인 참여 없이 명령과 통제 방식으로 이뤄지는 안전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면서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과 연결될 수 있는 국가를 만드는 필수적인 안전문화 형성에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주인공이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 이슈화되고 있는 사건 상당수의 이면에는 항상 안전문화의 부재가 존재하고 있다. 화학물질 사고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부터 2009년까지 과거 20년간 발생했던 화학물질 관련 사고의 원인을 보면 작업자 실수와 같은 인적오류에 의한 사고가 29%로 가장 많았고 관리 시스템 및 조직문제가 22%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실제 설비나 장치의 결함으로 발생하는 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13%로 인적 오류와 관리시스템 등 조직의 안전문화와 관련된 요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세월호도 사람의 잘못으로 생겨난 재앙이다.

김 원장은 지난해 휴브 글로벌 불화수소 누출사고 1주기 포럼에 참석한 독일 브란덴부르크대학의 카탈리나 로베 교수의 발표를 인용하기도 했다. 유사 항공기를 가지고 동일한 훈련과정을 거치더라도 승객의 위험도는 국가별로 42배까지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승무원의 행동에 시스템적 차이가 있기 때문이며, 곧 안전문화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따라서 화학물질안전원을 국민의 안전 확보 및 피해 예방을 위한 화학물질안전의 컨트롤타워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구성원 상당수를 관련 분야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원장은 "가정이나 학교에서 안전에 소홀하던 사람이 갑자기 산업현장에서 높은 수준의 안전을 실천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안전문화 조성은 사회적 의무라는 인식을 조직 내부부터 확산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