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그래도 공기업 개혁은 계속돼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5.27 17:08

수정 2014.05.27 17:08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 잠잠했던 공공기관 개혁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었다. 박 대통령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20여명의 공공기관장, 관계부처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공공기관 정상화 워크숍'을 열고 "공공기관 개혁은 공직사회 개혁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방만한 경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구성원의 자발적 참여가 중요하다"며 "구성원들의 기득권 포기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한 달이 넘도록 국정이 온통 마비되다시피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주요 과제인 공기업 개혁 또한 추진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국가 개조를 위한 '관피아' 척결이 시대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공기업 개혁은 딜레마에 빠질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관피아, 정피아(정치+마피아)가 낙하산 인사로 줄줄이 내려앉는 곳이 공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 과도한 복리후생은 이런 낙하산 인사가 원인으로 지적돼왔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다시 개혁을 챙기고 나선 것이다.

공기업 개혁은 지난해 말 시작됐지만 이제 겨우 초입에 서 있을 뿐이다. 주요 공기업의 부채·복리후생 축소방안은 진통 끝에 확정됐지만 상당수는 노사협상조차 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공공노조는 이런 방안에 대한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개혁의 필요성에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진척은 더디기만 하다. 박 대통령은 "공공기관이 우리 사회의 '도도새'가 되지 않기 위해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양의 작은섬 모리셔스에 서식하던 도도새는 사방에 먹이가 널려 있어 날갯짓을 잃어버릴 정도로 태평성대를 누리다가 외부의 갑작스러운 시련을 이겨내지 못하고 멸종했다. 변화와 개혁에 소극적인 공기업에 대해 준엄한 경고를 한 셈이다.

공기업 개혁이 속도를 내려면 정부는 이제라도 공기업에 대해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 정부가 할 일을 하고 공기업에 요구하는 것이 순서이기 때문이다. 지금 공직자의 재취업 제한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이 입안 중이다. 과거처럼 관피아 낙하산이 무더기로 공기업에 투하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정부는 오는 9월 중 개혁 성과를 중간평가해서 실적이 부진한 공공기관장은 문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진한 공공기관장, 특히 낙하산 기관장은 반드시 솎아내야 한다.
대통령의 백 마디 당부보다 단호한 인사가 훨씬 효과가 큰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