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한 달이 넘도록 국정이 온통 마비되다시피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주요 과제인 공기업 개혁 또한 추진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기업 개혁은 지난해 말 시작됐지만 이제 겨우 초입에 서 있을 뿐이다. 주요 공기업의 부채·복리후생 축소방안은 진통 끝에 확정됐지만 상당수는 노사협상조차 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공공노조는 이런 방안에 대한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개혁의 필요성에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진척은 더디기만 하다. 박 대통령은 "공공기관이 우리 사회의 '도도새'가 되지 않기 위해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양의 작은섬 모리셔스에 서식하던 도도새는 사방에 먹이가 널려 있어 날갯짓을 잃어버릴 정도로 태평성대를 누리다가 외부의 갑작스러운 시련을 이겨내지 못하고 멸종했다. 변화와 개혁에 소극적인 공기업에 대해 준엄한 경고를 한 셈이다.
공기업 개혁이 속도를 내려면 정부는 이제라도 공기업에 대해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 정부가 할 일을 하고 공기업에 요구하는 것이 순서이기 때문이다. 지금 공직자의 재취업 제한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이 입안 중이다. 과거처럼 관피아 낙하산이 무더기로 공기업에 투하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정부는 오는 9월 중 개혁 성과를 중간평가해서 실적이 부진한 공공기관장은 문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진한 공공기관장, 특히 낙하산 기관장은 반드시 솎아내야 한다. 대통령의 백 마디 당부보다 단호한 인사가 훨씬 효과가 큰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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