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밥 먹으러 왔다 투표…” 첫 사전투표 풍경

뉴스1
“밥 먹으러 왔다 투표…” 첫 사전투표 풍경
“밥 먹으러 왔다 투표…” 첫 사전투표 풍경
“밥 먹으러 왔다 투표…” 첫 사전투표 풍경
“밥 먹으러 왔다 투표…” 첫 사전투표 풍경

“점심시간에 잠깐 들러 투표할 수 있어 너무 편합니다.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았구요.”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청파동사전투표소에서 만난 박의배(54)씨는 인터뷰 내내 ‘너무 좋다’는 말을 연발했다.

택시기사인 그의 거주지는 강북구 수유동이지만 택시 일을 하던 중 숙명여대 근처 식당에 식사를 하러 왔다가 옆에 있는 동사무소를 보고 투표를 위해 방문했다.

박씨는 “지금까지 시간이 없어 대선을 포함해 투표를 한 건 3번이었다”면서 “그러나 신분증만 있으면 아무데서나 투표할 수 있게 돼 좋다. 이제 투표 당일에는 마음 놓고 일을 할 수 있겠다”며 웃었다.

30일 오전 6시부터 제6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31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사전투표는 투표당일(6월4일) 투표가 어려운 유권자들을 위해 도입됐다.

이날 오전 청파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는 붐비지 않았지만 간간히 투표를 하러온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대부분 기다리는 시간없이 투표소로 입장했고 앞 사람이 있어 기다리더라도 1~2분 내에 들어갈 수 있었다.

입구에서는 투표를 하러 온 시민마다 투표 안내자가 거주지가 어디인지를 물었다. 이에 따라 용산구 서계동과 청파동 1·2·3가에 거주하는 관내 투표자는 오른쪽, 그 외 지역에 거주하는 관외 투표자는 왼쪽으로 입장했다.

관외 투표자는 신분증을 제시했고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확인한 후 본인확인기에 지문을 대거나 서명을 해 투표장에 왔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정상적으로 완료되었습니다’라는 안내메시지가 나왔고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 맞는 투표용지가 1분 동안 인쇄됐다.

투표용지를 교부받은 유권자는 기표를 한 후 받았던 회송용 봉투에 넣고 밀봉해 투표함에 표를 넣었다. 대부분 투표소에 입장한 후 마칠 때까지 4~5분 정도 소요됐다.

관내 투표자는 이미 인쇄된 투표용지를 수령하면 됐기 때문에 관외 투표자보다 더 짧은 3분 정도의 시간에 투표를 마칠 수 있었다.

이날 방문한 시민들은 대부분 사전투표에 우호적인 반응이었다. 이들은 투표과정이 간단하고 자신이 선택한 날짜에 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인근 숙명여대 학생인 전서연(24·여)씨는 “원래 주소지는 일산이지만 학교 기숙사에 살고 있어 사전투표소를 방문하게 됐다”며 “투표과정 자체가 짧고 편리해 이 제도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주희선(22·여) 학생도 “경남 김해가 주소지라서 지금까지는 부재자신고를 한 후 기다렸다가 투표를 했다”며 “서울에 몇 곳 없는 부재자투표소를 찾아가지 않아도 돼 좋았다”고 설명했다.

청파동 주민이라 관내 투표를 마친 김명자(72·여)씨는 “6월4일 투표일에 미리 약속을 잡아놓은 게 있어 오늘 미리 투표하러 왔다”며 “나처럼 해당 날짜에 일이 있어 투표를 못했던 사람도 있을 텐데 미리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사전투표소는 지금까지 태어나 투표를 한 번도 하지 못한 장애인까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했다.

청파동에 거주하는 구자윤(37)씨는 전동휠체어를 타고 투표소로 들어왔다. 구씨가 신원 확인과정을 거치는 동안 안내요원들은 장애인용 기표소를 구씨 방향으로 돌려놓는 준비를 했다. 기표소 바닥에는 휠체어가 밀려가지 않도록 방지턱이 설치됐다.

구씨는 “오늘 생전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했다”며 “예전에는 접근성이 떨어져서 투표를 하고 싶어도 못했지만 오늘 사전투표 제도로 인해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당일에는 사람이 많아 복잡해 나 같은 장애인은 투표하기가 어렵다”며 “사전투표일에는 그보다 한산하고 주민센터에는 엘리베이터도 설치돼있어 투표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전투표에 대해 대부분 만족하다는 반응이었지만 일부에서는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전서연 숙명여대 학생은 “집에서 투표를 할 때는 후보자들이 유세하는 모습 등을 보면서 얼굴도 익히는데 밖에 나와 살다보니 후보자에 대해 알기가 쉽지 않다”며 “사전투표 자체는 편리하지만 후보자에 대한 정보제공이 좀 더 잘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애인인 구자윤씨는 “뇌병변장애를 앓고 있어 혼자 많은 투표용지를 반으로 접을 수가 없었다”면서 “투표소 안에서와 투표소로 올 때까지 선거사무원에 의해 장애인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복 청파동 투표관리관은 “나중에 사전투표가 정착된다면 주민센터뿐만 아니라 사람이 많이 왕래하는 서울역, 명동 등지에도 투표소가 설치되면 좋을 것”이라며 “지금보다도 접근성이 더욱 늘어날 수 있게 해야 투표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청파동사전투표소에서 만난 김소현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공보담당은 “그동안 부재자투표는 신고한 사람만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신고하지 않아도 신분증 하나만 있으면 전국 어디서나 투표할 수 있다”며 “투표 기회가 늘어난 만큼 국민의 일꾼을 뽑는 선거에 많이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 현재 청파동주민센터에서 투표를 완료한 유권자는 502명이었다. 이중 관내 투표자는 198명, 관외 투표자는 304명 등이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시작해 7시간 동안 투표한 관내 투표자 198명은 용산구 서계동과 청파동 1·2·3가에 거주하는 전체 선거인수 1만9430명의 1.01%에 해당한다.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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