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국정 공백 장기화, 때 놓치는 경제정책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 반이 지났건만 국정 공백 상태가 정상화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사고 이후 한 달여 동안은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였고 이후에는 총리 교체와 정부 내 인적 쇄신, 정부조직 개편 등으로 행정 공백이 계속됐다. 안대희 총리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면서 총리 인선은 원점으로 돌아갔고 청와대 참모진의 전면 교체론까지 부각되고 있다. 국가안보실장과 국정원장 자리는 일주일 넘도록 공석 중이다. 여기에 경제팀을 비롯한 박근혜정부 1기 내각의 대대적인 개편론이 힘을 얻고 있다.
박 대통령도 새 총리 후보자 지명에 더욱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6·4 지방선거 이후 지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청와대 개편과 개각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늦어질 것이다. 정부 주요조직의 사령탑이 공석이거나 교체 예정이니 공직사회가 뒤숭숭해서 국정이 원활하게 돌아갈 리가 없다. 요즘 공무원들은 좀처럼 일손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누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데다 관피아 척결과 공직개혁의 태풍이 어떻게 불어올지 알 수 없어서다. 경제부처에서 이런 현상이 심각하다고 한다.
경제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최근 우리 경제는 세월호 참사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를 만나 소비·투자의 동반 위축으로 성장세가 꺾일 위기에 처했다. 음식·숙박·관광·유통 등 내수서비스업은 빈사 상태에 몰렸다. 연구기관들은 위기의식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이럴 때 정부가 내수진작과 투자활성화를 위한 대응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엊그제 기획재정부는 온누리 상품권 할인판매, 정부청사 구내식당 휴무제 도입 같은 자잘한 대책만 내놓았을 뿐이다. 국정 공백으로 현안에 대한 정책대응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내수와 투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참사 이후 잠잠해진 규제개혁 정책에 다시 박차를 가해 가시적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 기업의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해야 한다. 공기업 개혁과 경제혁신 3개년 계획 같은 주요 국정과제들도 추진 강도를 높여야 한다. 이런 정책은 집권 2년차인 올해 안에 반석 위에 올려놓아야만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국정부터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려면 정부조직 개편과 개각 등 인사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박근혜정부 출범 초기에 조직개편 지연과 인사 난맥상으로 두세 달의 시간을 허비했던 전철을 되풀이하면 곤란하다. 정부도 국회도 서둘러야 한다. 국정공백이 길어지면 움츠러드는 경제를 되살릴 기회를 놓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