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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금융투자업계 여성 최고령 홍옥순 골든브릿지증권 상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6.02 17:37

수정 2014.06.02 17:37

[fn 이사람] 금융투자업계 여성 최고령 홍옥순 골든브릿지증권 상무

"귀신도 모르는 것이 주식이에요. 다만 확실한 것은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얻어진 나만의 경험을 통해 철칙을 만들고 그 틀 안에서 행동하면 손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죠."

1946년생, 올해 68세. '금융투자업계 현직 여성 최고령' 타이틀을 가진 홍옥순 골든브릿지 영업팀 상무(사진)는 '주식으로 돈 버는 방법'이 무엇이냐는 직설적인 질문에 이처럼 대답했다. 약 50년 가까이 증권업에 몸 담았지만 그의 대답은 "아직도 어렵다"였다.

"지금은 백수를 바라보는 서울대 교수 한 분이 하루는 주식으로 큰 돈을 잃고 '주식은 왜 이론대로 안 가느냐'고 제게 볼멘소리를 한 기억이 납니다.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것이 주식의 매력인 것 같아요."

서울여상을 졸업한 홍 상무는 지난 1967년 당시 건설증권에 입사했다. 여성이 차별받는 시대였지만 능력을 인정받은 홍 상무는 1970년 골든브릿지증권의 전신인 대유증권에 스카우트됐다.

이후 리젠트증권에서 현재 골든브릿지증권으로 45년 동안 사명이 두 번 바뀔 때에도 홍 상무는 자리를 지켰다.

"그 긴 시간, 왜 스카우트 제의가 없겠어요. 많은 증권사들이 높은 연봉을 제시했지만 저는 제 직장에서 제가 하는 일이 만족스러웠습니다. 돈 때문에 팔려가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도 싫었고요. 그렇다고 이직을 하는 후배들을 꾸짖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의 문화이고 개인의 문제니까요."

'현직 여성 최고령' 외에도 홍 상무는 '우리나라 최초 여성 대리·과장·차장' 타이틀도 모두 갖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에는 투자상담사로 전환해 월 300억원을 넘는 수탁고를 올린 이야기는 아직도 전설로 통한다.

47년간 그는 고객의 자산을 관리했지만 무사고 기록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비결은 의외로 단순하다. '고객에게 사기 전에 반드시 말하고, 팔고 난 후 말한다'이다.

"고객들이 자신의 돈이 어떻게 투자되는지 알고 싶은 것은 당연한 거예요. 정말 단순한 서비스인데도 저만의 차별화로 굳어졌습니다."

홍 상무는 아직도 분기에 한번씩 1970~1980년대에 회사에 근무했던 여직원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때는 무서운 '호랑이 홍 과장'으로 불리며 여직원들 단속(?)에 앞장섰지만, 이제는 '왕언니'로 통하며 함께 걸어가는 인생의 동료가 됐다. 모임 이름은 홍 상무의 성을 딴 '7080 홍사단'. 50~60대로 구성된 20여명의 회원 가운데 홍 상무 만이 현직에 있다.

"여전히 제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회사가 참 고맙습니다.
처음엔 큰 뜻이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그냥 이 자리를 지켰을 뿐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이 직업에 대한 애정은 더 커집니다. 매일 아침 출근 때마다 '오늘은 어떻게 될까'하고 가슴 설레는 것을 보면요."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