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로 종료 예정인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제도 취지에 맞지 않게 수혜 기업이 적고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신청하면 회사채의 10%를 높은 금리로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로 발행해야 하기 때문에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는 반면, 회사채 신속인수제가 연장되지 않으면 현재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기업들이 내년에 만기가 되는 회사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재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이 연내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마쳐도 운영자금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의 영속성을 고려하면 회사채 신속인수제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는 현재 이 부분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전환사채 고금리 부담 '무용론'
2일 금융권과 산업계에 따르면 회사채 신속 인수제도는 기업의 회사채 만기가 집중적으로 도래할 경우 회사채의 80%를 산업은행이 인수해 주는 제도다.
무용론을 주장하는 쪽은 이것을 문제 삼는다. 전환사채를 발행하면 10% 안팎의 고금리로 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신속인수제를 신청한 동부제철(10.83%), 현대상선(10.13%), 한라(8.54%) 등의 CB발행금리는 최저 8.5%에서 최고 10%가 넘는 금리로 발행됐다.
하지만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4대 평가 기관에서 제시하는 금리보다 오히려 낮은 수준"이라며 "주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낮으며 시중 증권사들도 인수를 꺼리고 있는 것을 반추해 보면 발행금리가 높은 편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청 기업 수가 적다는 것도 무용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해 7월 도입된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를 이용한 기업은 4곳이다. 현대상선 3360억원, 동부제철 2608억원, 한라 2720억원, 한진해운은 1252억원의 차환발행금을 지원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을 살리겠다고 도입했지만 일부 기업에만 편중돼 있어 도입취지가 무색해졌다"고 말했다.
■기업 자금압박 우려 '신중론'
하지만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를 이용하고 있는 기업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현재 현대, 한진해운, 동부 등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기업의 경우 회사채 신속인수제가 '동아줄'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현대그룹의 경우는 8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올해의 경우는 신속인수제를 이용할 수 있지만 이 제도가 연장되지 않으면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7800억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동부제철의 경우는 올 연말과 내년 말까지 각각 1100억원, 1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한진해운 역시 내년 만기 회사채가 6800억원 규모다.
재계 관계자는 "구조조정 기업에 회사채 신속인수제는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며 "회사가 안정될 때까지 이 제도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는 제도가 효율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를 이용하면 2년 동안 만기를 유예해주는 효과가 있는데 이 기간을 좀 더 늘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재계 관계자는 "보통 회사채를 발행하면 만기가 4~5년인 것에 비해 유예기간이 짧다"며 "회사가 정상화되고 영업이익을 내면 회사채 상환을 해야지 운영자금으로 쓸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회사채 신속인수제는 효과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며 "제도를 발표할 때 한시적으로 시한을 정한 것이라 제도를 무한정 끌고 갈 수 없다"고 밝혔다. pride@fnnews.com이병철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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