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6·4 지방선거] 與 ‘중원 참패’ 野 ‘수도권 1승’.. 당권주자 역학구도 변화 예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6.05 17:36

수정 2014.06.05 17:36

6·4 지방선거 결과가 정치권의 권력구도에 후폭풍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경우 세월호 참사 여파에도 수도권에서 선전하고 중원에서는 참패하면서 당 지도부와 차기 당권주자의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당초 새누리당은 수도권 중에서는 경기지사, 중원에서는 세종특별자치시장, 대전시장 등 2석 정도는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수도권에서 경기지사에다 인천시장을 얻는 대신 중원을 모두 잃었다. 이에 따라 사실상 지역별 대표제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인사 가운데 수도권은 체면이 선 반면 충청권은 애매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일단 7명의 공동선대위원장 가운데 차기 당권 도전 의사가 강한 서청원·김무성·이인제 의원은 수도권·부산·충청권을 대표하는 중진 인사다.

이번 지방선거 성적표를 이들에게 단순하게 대입해보면 수도권에서 2승을 거둔 서 의원은 체면을 세웠고, 부산에서 신승을 거둔 김 의원은 한숨을 돌린 셈이 된다. 반면 이 의원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의 여러 환경적 요인을 복합적으로 고려할 경우 섣불리 평가를 내리기 어려워진다. 충청도민이 인구의 32%를 차지하는 인천에서 이 의원의 공로가 전혀 없다고 단정지을 수 없고, 부산에 전력투구해 오거돈 무소속 후보의 맹추격을 따돌린 데 있어 김 의원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서 의원의 경우도 현재 지역구는 경기 화성이지만 그는 대표적인 충청권 인사다.

결국 국민과 당원이 이번 지방선거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내달 14일 열리는 차기 전당대회의 결과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경환 전 원내대표와 홍문종 전 사무총장, 김영우.김을동.김태환.김태호.김희정 의원 등 잠재 당권 주자군도 출마 선언까지 셈법이 분주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에서 인천의 유정복, 부산의 서병수 등 친박계가 선전하면서 주류와 비주류, 신주류 등의 당 내 권력의 역학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친박계 핵심인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과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인 모두 상대 후보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다 막판 '박근혜 마케팅'으로 신승을 거두면서 친박의 기를 살렸다. 반면 충청권 표 확장 등을 기대하며 원내대표에 합의추대된 이완구 비대위원장에게는 앞으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수도권 전승'을 기대했던 것과 달리 서울 1곳만 건지자 당 일각에서 지도부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다.
안철수 대표에 대한 신임투표격으로 치러진 광주시장 선거에 지도부가 올인하면서 정작 격전지인 수도권에 당력을 집중하지 못한 데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손학규 상임고문이 이 과정에 안철수 공동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는 형국이 된 점도 향후 당내 계파 간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수세에 몰렸던 친노계 정치인들이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약진한 점도 친노계의 세력 강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김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