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장미의 계절, 장미를 닮은 와인 한잔 어떠세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6.09 17:00

수정 2014.06.09 17:00

왼쪽부터 두르트 뉘메로엥 로제, 클래식 루베롱 로제, 캐년로드 화이트 진판델, 베시토스 로제, 바바 로제타, 발레벨보 베르미 글리오.
왼쪽부터 두르트 뉘메로엥 로제, 클래식 루베롱 로제, 캐년로드 화이트 진판델, 베시토스 로제, 바바 로제타, 발레벨보 베르미 글리오.

장미의 계절 6월이 돌아왔다. 슬슬 더워지기 시작하는 이 시기는 '장밋빛'을 띠는 로제 와인이 잘 어울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차갑게 해서 즐기는 로제 와인은 대부분 오래 숙성시키지 않고 마시기 때문에 상쾌한 맛이 특징이다. 여기에 알코올 도수도 낮아 일상 속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로제와인 인지도는 높은 편은 아니지만 와인의 본고장 유럽에서는 초여름부터 가장 많이 찾는 와인이기도 하다.

로제와인을 맛있게 즐기는 법에 대해 알아봤다.

■로제와인이란

'로제'란 프랑스어로 '분홍빛'을 뜻하는 말로 로제 와인의 가장 큰 특징은 '색'이다. 그 색은 포도의 품종과 양조방법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져 엷은 연어색, 호박색, 진한 분홍 등 다양하다.

로제 와인은 양조 과정에서 포도즙과 껍질이 반응하는 시간을 줄여 탄생한다. 샴페인을 제외한 로제와인은 레드와인과 마찬가지로 적포도로 만들어지는데 양조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포도를 짜서 즙과 껍질을 분리한 뒤 발효를 진행하거나, 레드 와인처럼 포도를 통째로 넣고 발효가 어느 정도 진행된 뒤 껍질을 분리하는 방법을 거친다.

로제와인의 맛은 포도의 당분을 모두 발효해 드라이하게, 발효를 도중에 중단해 달콤하게 만들기도 한다. 쌉싸름한 맛을 내며 감칠맛을 주는 로제 와인도 만나볼 수 있다.

■드라이한 와인 매콤한 음식과

로제와인을 맛있게 마시려면 칠링(chilling·차게 하는 일)해서 마시는게 좋다. 와인마다 다르지만 8~11도 정도면 로제와인 특유의 맛과 향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로제와인을 육류와 함께 먹는다면 와인 온도를 15도가량으로 높여 마시는 것이 좋다.

높은 온도는 와인 속 타닌을 잘 드러나게 해 음식과 좋은 궁합을 만들어낸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드라이한 로제 와인은 참치나 연어 등 해산물을 이용한 요리와 잘 어울린다. 아울러 매콤한 중식요리나 해물찜 등과 같이 마시면 매운 맛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여름철 주요 식재료인 토마토, 감자, 오이, 가지 등을 이용한 차가운 요리와 좋은 궁합을 나타낸다. 이 밖에 김밥이나 샌드위치 등과도 잘 어울린다.

드라이한 와인으로 '두르트 뉘메로엥 로제는 보르도'는 AOC 등급에서 보기 드문 로제와인이다. 카베르네 프랑,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등의 적포도를 으깨 껍질째 포도즙에 6시간 정도 담가놓았다가 포도즙이 핑크빛으로 물들기 시작할 때 껍질을 제거하고 포도즙과 앙금(Lee)을 함께 발효해 만들었다. 상큼한 산도와 부드러운 타닌이 느껴지는 와인으로 식전주는 물론 연어나 크림파스타, 고르곤졸라 피자 등의 음식과도 좋은 매칭을 이룬다.

그르나슈를 주 품종으로 남프랑스 지방에서 만들어지는 '클래식 루베롱 로제(750mL)'가 있다. 이 와인은 최고급 로제 와인 양조 방식인 '세녜(Saignee)' 방식으로 양조된다. 과일 본연의 산뜻하고 신선한 맛과 향이 느껴져 초밥이나 신선한 해산물 바비큐와 잘 어울린다.

미국 캘리포니아 '캐년로드 화이트 진판델'은 딸기와 체리, 수박 등 과일의 달콤한 향이 풍부한 것이 특징으로 알코올 도수도 9%로 비교적 낮아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와인이다. 매콤한 중식요리나 아구찜, 해물찜 등과 같이 마시면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

■스파클링은 달콤한 디저트와

스파클링 로제와인은 과일·케이크 등과 곁들이면 잘 어울린다. 디저트 와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디저트에 달콤한 와인을 곁들이면 너무 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와인에 산도가 있어 디저트의 느끼함을 잡아준다"면서 "다만 스파클링와인보다 덜 달콤한 디저트를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파클링 와인으로는 달콤한 느낌과 부드러운 거품을 가진 '베시토스 로제'가 있다. 이 와인은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 중심부에서 생산됐으며 달콤한 산딸기 향과 꽃향이 뚜렷하게 나타나 케이크, 열대 과일 등과 잘 어울린다.

'바바 로제타'는 이름과 레이블에 장미를 전면으로 내세운 일명 '장미와인'이다. 이탈리아 북서부 아스티 지역에서 생산되는 독특한 야생장미향을 지닌 말바시아 품종으로 만든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로제타는 알코올 도수가 5.5%로 부담 없이 마실 수 있고 8~10도로 마실 때 로제타 특유의 감미로운 장미향과 과일향의 조화를 더욱 잘 느낄 수 있다.


이탈리아 피에몬테 아스티의 발레벨보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발레벨보 베르미 글리오'는 레드 포도 품종을 블렌딩해 양조한 발포성 와인이다. 일반 화이트 발포성 와인과 비슷한 기포를 갖고 있으나 약간의 무게감이 더 느껴져 달콤하면서도 풍부한 향과 진한 맛을 즐길 수 있다.
8~10도 정도로 차게해 초콜릿 등 디저트와 함께하면 잘 어울린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