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금융규제와 가계부채, 그리고 집값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6.17 17:24

수정 2014.06.17 17:24

[차장칼럼] 금융규제와 가계부채, 그리고 집값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한겨울의 여름옷' 발언으로 국내 주택시장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금융규제 완화 논란에 휩싸였다.

주택업계는 지난 2월 정부가 발표한 주택임대차선진화방안 이후 하락세로 돌아선 주택경기 회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며 환영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가뜩이나 급증하는 가계부채의 뇌관을 건드릴 수 있다며 조심스럽게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LTV와 DTI의 역사는 집값 급등기인 2002년과 2005년에 각각 생겨났다. 당시 온갖 정책을 다 동원해도 집값 오름세를 잡지 못하자 정부는 주택시장으로 흘러드는 자금줄을 직접적으로 옥죄는 수단으로 요긴하게 사용해 왔다. 특히 DTI는 대출 수요자의 소득을 기준으로 대출 상환액을 따져 대출규모를 결정하기 때문에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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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LTV, DTI 등 금융규제는 주택경기 부양과 가계부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DTI 규제만 놓고 볼 때 금융규제는 주택거래량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나라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정부가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풀어줬던 2010년 8월부터 2011년 3월까지 주택 거래면적은 월평균 89만㎡에 달했지만 이후 다시 규제를 강화했던 2011년 4월부터 2011년 11월까지는 월평균 76만㎡로 14.6%가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가계부채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주택산업연구원이 지난 2012년 4월 발표한 DTI 규제 타당성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DTI 규제를 풀어줬던 2010년 8월부터 2011년 3월까지는 3조851억원이 늘어난 데 비해 DTI 규제를 강화했던 2011년 4월부터 11월까지는 오히려 3조5688억원이 증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우려와 달리 금융규제 완화 때보다 금융규제 강화 때 오히려 가계대출이 더 많았던 셈이다. 이에 대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정부가 금융규제를 완화한다고 해서 대출이 확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정부 규제는 지침일 뿐이고 은행이 자율적으로 대출 심사를 하기 때문에 부채가 하루아침에 늘어나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정부가 아무리 대출을 많이 해주라고 하더라도 대출 수요자의 상환능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면 대출을 해주지 않습니다. 따라서 금융규제 강화와 달리 금융규제 완화는 주택경기 심리를 자극하는 하나의 수단 정도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

또 일각에서는 금융규제 완화가 오히려 서민에게 도움이 되는 조치라는 주장도 있다. 시중은행 프라이빗뱅킹(PB) 한 관계자는 "주택을 구입할 때 은행에서 대출이 한정적이어서 제2금융권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사람한테는 오히려 금융이자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어쨌든 2기 경제팀이 출범 전 제일 먼저 주택관련 규제 완화를 언급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극심한 내수침체에 시달리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처방이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우선 금융당국의 가계부채와 은행 건전성 관리라는 논리에 대응해야 하고 단기적인 인위적 부양책이라며 반대하는 야당과의 합의도 이끌어내야 한다.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거시경제 구조를 악화시키지 않는다면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해 지혜를 모을 때다.

kwkim@fnnews.com 김 관 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