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의 움직임에도 좀처럼 흔들림 없이 똑부러지게 자신의 소견을 밝히는 이영표가 이근호의 골에 감정을 폭발시켜 화제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18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아레나 판타날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2경기인 러시아의 경기에서 이근호의 선제골에 힘입어 1대 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근호는 후반 10분 박주영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은 뒤 후반 23분 과감한 중거리슛이 아킨페프 골키퍼의 손을 맞고 골문으로 들어갔다. 이 골은 이근호의 월드컵 무대 첫 골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이근호가 교체돼 들어가자 "제가 말하지 않았습니까?"라며 자신이 경기장에 들어간 것처럼 흥분했고, 그가 골을 성공시키자 이근호의 이름을 외치며 자신의 골마냥 기뻐했다.
그동안 냉철하고, 조리있게 소신을 밝히던 이영표였지만 이근호에게 있어서만큼은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칭찬했다. 이영표가 이근호를 남달리 칭찬한 이유는 그에 대한 남다른 애정 때문.
이근호는 왕성한 체력과 움직임에 비해 골결정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골에이리어 안에서 누구보다 위력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이근호였지만 스포트라이트는 박주영, 이동국 같은 결정력 좋은 선수에게 돌아갔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것도 그의 결정력 때문이었다. 당시 이영표는 이근호를 찾아와 상심해하는 그를 위해 함께 울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근호는 인터뷰에서 이같은 사실을 밝히며 이영표에 대한 감사를 표한바 있다.
4년전 월드컵 엔트리 탈락에 이어 2012년 런던올림픽 엔트리에도 들어가지 못한 이근호는 상주 상무 소속 현역 군인신분으로 대표팀에 발탁됐다. 그는 60만 장병의 염원을 담은 중거리 슈팅으로 그동안의 설움을 날려버렸다.
평소 이근호에 대해 남다른 애정으로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이영표는 러시아 전 키플레이어로 이근호를 지목한 것에 대해 "이근호와 함께 많이 뛰어봤고, 그를 잘알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한편 이영표는 이번 러시아 전을 끝으로 더 이상 예언을 하지 않기로 밝혔다. 하지만 자신이 지목한 후배 이근호의 맹활약을 바라는 마음은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여창용 기자 news@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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