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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바쁜 韓 경제, 내수 침체에 주요국 성장률 하락 ‘이중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6.19 15:36

수정 2014.06.19 15:36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지속과 경제성장률 하락이 내수 침체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 경제에 또다른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세월호 사태로 국민들의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데다가 월드컵 특수도 제한적이어서 정부의 추가적인 경기부양책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가장 큰 무역상대국인 중국의 부진에 이어 미국까지 성장률에 '적신호'가 켜지며 비빌 언덕이 제한적인 모습이다.

이처럼 대내 위험요인에 대외 악재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경제상황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19일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제기구, 국내 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월 450억 달러인 양적완화(QE) 규모를 내달부터 350억 달러로 100억 달러 추가 축소키로 했다.

특히 연준은 지난 3월 제시했던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2.8~3.0%를 이번에 2.1~2.3%로 크게 낮췄다.

이번이 5번째인 테이퍼링은 이미 예상했던 수순이고 규모도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기재부 윤태식 국제금융과장은 "일단 시장에서의 반응은 글로벌 증시가 사상 최고치고 채권금리는 떨어졌다. 신흥국 통화도 강세다. 테이퍼링은 (예정대로)됐고 저금리 기조가 천명되면서 글로벌 시장도 긍정적인 모습"이라며 "CDS(크레딧디폴트스왑) 프리미엄 가산금리도 떨어지는 등 안정적이다. 앞으로도 테이퍼링은 계속되겠지만 대외 위험요인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해 12월부터 미국의 테이퍼링이 현실화되자 매달 발간하는 '그린북(최근 경제동향)'에서 양적완화 축소를 대외위험요인으로 지목하고 우리에게 미칠 파장을 최소화 하기 위해 주의깊게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수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우리 경제가 테이퍼링을 받아들일 정도로 충분히 견조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문제는 중국에 이은 미국의 성장률 하락이다.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은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4%를 기록하며 목표치인 7.5%에 미달했다. 지난해 중국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6.1%를 차지하며 14.7%인 아세안(ASEAN)을 크게 웃돌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지난해 11월 8.2%에서 올해 4월 7.4%로 일찌감치 낮췄다.

한국경제연구원 최남석 부연구위원은 "중국의 성장률이 7.5% 아래로 내려가고 우리나라의 경제개혁 지연으로 내수 활성화까지 더뎌지면서 대중국 수출은 지금보다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원·달러 환율하락(원화강세)은 수출 주도 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대중국 수출에서 주력 상품 감소로 이어지는 등 국내의 수출기업들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연준의 미국 성장률 하향 조정에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3월 2.8~3%로 제시했던 성장률을 최근 2.1~2.3%로 역시 크게 하향 조정했다.

미국이 테이퍼링 지속과 함께 이번에도 상당기간 0~0.25%의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은 결과적으로 경기 회복세가 느려지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지난해말 기준 우리나라의 미국 수출비중은 11.1%였다. 지역별로는 중국, 아세안에 이어 세번째로 많다. 올해 4월에는 12.7%로 크게 늘었다. 미국내 경기회복 지연이 우리나라의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연구원은 "미국 등 세계 경제성장률 하락은 교역 축소로 나타나고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경제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올해 우리 수출 증가율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현재 정부가 쓸수 있는 카드는 기업 투자 촉진과 소비 진작 등 통화·재정정책을 통해 내수 활성화가 전부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주요 교역국의 성장 부진은 우리나라 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치며 세수 확보에도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

올해 들어 4월 말까지 우리나라 국세 수입 진도율은 34.4%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진도율 35%(추경), 36.5%(결산)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세수가 부족했던 전례를 볼때 남은 8개월간의 세수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고서는 저성장과 맞물리면서 지난해와 같은 세수 부족 현상이 또다시 겪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세월호 사고후 소비심리 위축과 내수 활성화의 거의 유일한 대안이었던 월드컵도 모든 경기가 새벽에 치러지면서 경제에 미칠 기대감도 꺾이고 있다.


실제로 월드컵의 대명사로 불리는 '치맥(치킨+맥주)' 가운데 치킨의 경우 울상을 짓고 있다.

제너시스 BBQ가 월드컵 개막 후인 14∼18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치킨 매출은 전주보다 7~8%가량 증가하는데 그쳤다.


일반적으로 월드컵 기간에 매출이 두배 가량 늘어나는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bada@fnnews.com 김승호 예병정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