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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 굴뚝 연기 알고보니 ‘수증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6.19 17:33

수정 2014.06.19 17:33

인천시 경서동에 위치한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 전경. 서인천발전소는 수도권 전력공급과 국내 전력계통 안정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시 경서동에 위치한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 전경. 서인천발전소는 수도권 전력공급과 국내 전력계통 안정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이하 서인천발전소)는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해서 전력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청정연료인 LNG를 사용하는 만큼 유독물질을 배출하지 않습니다. 가끔씩 굴뚝을 통해 보이는 연기는 단순히 수증기이니만큼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지난 16일 찾은 인천시 경서동에 위치한 서인천발전소에 들어서자 안내를 맡은 서인천발전본부 강현규 차장이 꺼낸 말이다. 한국서부발전이 운영하고 있는 서인천발전소는 수도권 인근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비상시 수도권 전력생산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가스터빈이라는 설비상의 특징으로 인해 전력수급 상황에 따라 신속한 가동과 정지가 용이하다는 게 서인천발전소의 장점이다.

■유해가스 없는 복합화력발전소

서인천발전소에서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웅장한 크기의 발전소 8기였다. 발전소 1기당 가스터빈과 스팀터빈 1대씩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터빈을 통해 총 180만㎾의 발전용량을 자랑하고 있다.

서인천발전소의 가장 큰 특징은 발전연료로 LNG만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LNG는 연소시 유해물질을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수도권 인근 발전소는 LNG 등 청정연료 사용이 의무화돼 있다.

하지만 가격적인 면으로 살펴보면 LNG는 석탄화력이나 원자력에 비해 매력이 떨어진다. 발전단가가 원자력의 5배, 석탄의 2~3배가량 비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가스터빈만으로 발전을 돌리면 전력생산단가가 비싸지고, 이는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사용하고 있는 것이 스팀터빈이다. 서인천발전소는 LNG를 연소시키면서 가스터빈을 돌린다. 가스터빈에서 나온 열은 물을 가열해 증기(스팀)로 전환시키고, 이 증기가 다시 스팀터빈을 돌리는 구조다.

또 스팀터빈을 지난 증기는 인근의 청라지구 아파트 단지에서 난방열을 공급하기 위해 사용된다. 한 가지 연료를 통해 터빈 두 개를 돌리고, 지역난방까지 책임지는 '일석삼조'의 구조인 셈이다.

이 같은 구조에도 불구, 서인천발전소는 가끔 오해를 받고 있다. 굴뚝을 통해 흰 연기가 가끔 보이는데 이것을 유해가스로 오인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 하지만 이는 지역난방까지 거친 증기를 내보내는 것일 뿐 유해가스와는 무관하다는 게 서인천발전소 측의 설명이다.

강 차장은 "가끔씩 굴뚝을 통해 배출되는 것은 스팀일 뿐 유해물질과는 무관하다"며 "오히려 스팀에 유해물질이 섞여 있을 경우 발전기에 고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세심하게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력계통 안정화에 기여

이어서 들어간 중앙제어실에서는 직원들이 현재 가동 중인 발전기들을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특히 이곳 근무자들은 전력피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특히 이곳에서는 서인천발전소가 가진 또다른 기능인 전력계통안정 기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스터빈 방식의 장점은 신속한 가동과 정지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원자력이나 석탄화력은 갑작스러운 가동 정지도 어렵고, 가동정지 후 재가동을 하더라도 많게는 이틀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여름철만 해도 시간대별로 전력수요가 다르다. 근무시간인 오전 9~낮 12시, 오후 1~6시는 전력수요가 늘어난다. 반면 점심시간이나 퇴근시간이 되면 전력수요가 줄어든다. 석탄화력이나 원자력은 이 같은 전력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 반면 LNG는 긴급정지와 재가동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강 차장은 "서인천발전소는 수도권 전력계통의 피크 부하를 담당하고 있으며, 연간 일일가동정지(DDS), 주말가동정지(WSS) 등 2000여회의 가동정지를 수행해 전력계통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제어실을 나와 발전설비 쪽으로 향했다. 가스터빈이나 스팀터빈 모두 외부를 강철로 둘러싸고 있었다. 발전연료 연소 중에 발생하는 열기로부터 근무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외부를 감싸도 40도 안팎의 강한 열기가 설비실 안을 감싸고 있었다. 여기에 발전기 가동으로 인한 소음은 귀가 먹먹해질 정도였다.


강 차장은 "발전설비에서 근무하시는 직원은 건강검진 시 따로 청력 관련 항목이 있을 정도로 고생하고 있다"며 "올해 안정적으로 하계 전력피크를 무사히 넘기도록 전 직원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