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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그룹으로 거듭나는 알리바바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6.20 18:38

수정 2014.06.20 18:38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영화 및 온라인 콘텐츠에도 손을 뻗치면서 미디어 영역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9일(현지시간) 알리바바가 최근 펀드상품 및 직접 투자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영향력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투자가 알리바바의 고객망과 결합해 막강한 부가효과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알리바바의 영화산업 투자는 직·간접적인 형태를 동시에 띠고 있다. 올 3월 중국 홍콩소재 영화사 원화중궈를 인수한 알리바바는 지난달 유명 액션배우 리롄제(이연걸)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사명도 '알리바바영화그룹'으로 바꾸겠다고 밝히면서 영화산업 진출을 기정사실화했다.
알리바바 입장에서는 이미 수억 명의 고객 자료와 온라인쇼핑망을 갖춘 만큼 이를 홍보 및 판매에서 강점으로 이용하겠다는 전략이다.

간접적인 방법으로는 펀드를 이용한 투자 중개가 핵심이다. 알리바바는 영화사 인수와 동시에 영화산업에 투자하는 펀드상품도 시장에 내놨다. 최소 100위안(약 1만6390원)부터 투자할 수 있는 온라인 직접투자 펀드는 보험 및 재테크 상품과 결합해 연 7% 수준의 수익률을 제공하며 투자자는 해당 상품으로 영화제작에 기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콘텐츠 배급망도 투자 물망에 올랐다. 알리바바는 2014년 4월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 여우쿠의 지분 12억2000만 달러(약 1조2462억원) 어치를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같은 달에는 인터넷 TV업체 화수미디어그룹의 지분 20%를 10억5000만 달러(약 1조725억원)에 인수해 스마트TV 사업 진출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WSJ는 2억3100만명에 달하는 알리바바의 고객들이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사를 알아볼 수 있는 창문역할을 해 준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알리바바를 이용하는 800만명의 판매자들은 회사의 잠재적인 광고주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영화제작사 리딩미디어의 데이비드 리 사장은 "어떤 영화사도 알리바바처럼 빅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구글이 영화산업에 손대지 않는 이유는 미국에서 영화가 성장산업이 아니기 때문이다"며 "그러나 중국의 영화산업은 아직 미개척지다"고 덧붙였다.
WSJ에 따르면 중국 영화시장은 2012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떠올랐으며 흥행수입은 2012년 36%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27% 늘어나는 등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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