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한민국號 신대륙을 찾아서] 27년전 한국기업, 오스트리아 첫 진출.. 현재 12개社 ‘국가대표’로 활동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6.23 16:58

수정 2014.06.23 16:58

[대한민국號 신대륙을 찾아서] 27년전 한국기업, 오스트리아 첫 진출.. 현재 12개社 ‘국가대표’로 활동

【 빈(오스트리아)=김기석 기자】 휴대폰 60%, TV 65%, 항공화물 64%, 자동차 10%. 중부 유럽 남쪽에 위치한 오스트리아에서 우리나라 국가대표 기업들이 이루고 있는 경영성과들이다. 사실 오스트리아는 대표적인 '작지만 강한 나라' 강소국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와는 관계가 밀접하지 않다. 교역 규모는 50위권 밖이고 인적교류도 많지 않다. 이렇다 보니 'KOREA' 브랜드를 아는 오스트리아인도 많지 않다.

가수 싸이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끈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좀 올라갔을 정도다. 그러나 국가대표 기업들은 현지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아 '대한민국'을 알리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거의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고 자동차에서도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강소국 오스트리아

중부 유럽 남쪽에 위치한 오스트리아는 면적이 8만3858㎢로 우리나라보다 작다. 인구도 845만명에 불과한 소국이다. 그러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5만달러로 인근에 위치한 독일보다도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또 116개의 히든챔피언을 보유하고 있다. 116개의 히든챔피언은 독일(1307개)과 미국(366개), 일본(220개)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히든챔피언이란 세계 시장 점유율 1∼3위, 매출액 50억유로 이하의 기업을 말한다.

오스트리아와 우리나라 간 교역규모는 크지 않다. 2010년 이후 양국 간 교역규모는 20억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수출규모는 6억1000만달러, 수입규모는 13억8000만달러다. 수출은 우리나라 70대, 수입은 42대 수입국이다.

인구가 많지 않고 교역규모도 크지 않다 보니 강소국 오스트리아에서 양적으로 '대한민국'을 알리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코트라 빈 무역관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기아차, 금호타이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일기획, 현대상선, 에스엘, 글로비스, 넥센타이어, 세라젬 등 12개 기업만이 오스트리아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실상 독점 IT

그러나 현지에서 체감할 수 있는 국가대표 기업의 위상은 상당하다. IT의 경우 휴대폰과 TV 시장에서의 우리 기업들 영향력은 사실상 독점으로 볼 수 있다. 휴대폰 시장의 경우 삼성전자가 45∼50%, LG전자가 10%가량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TV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45%, LG전자가 20%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 판매되는 전체 휴대폰의 60%, TV의 65%가량을 우리 기업들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은 오스트리아 최대 IT 매장인 미디어 마트(Medai Markt)에서 잘 드러났다. 오스트리아에서 휴대폰과 TV 등 IT 제품의 40%가량을 판매하고 있는 미디어 마트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독점적인 부스를 마련하고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휴대폰 시장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삼성전자는 아예 모바일관을 운영하고 있었다.

LG전자의 경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G3를 7월 초부터 판매할 계획으로 있어 우리 기업들의 휴대폰 시장 내 경쟁력이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원선 LG전자 오스트리아 판매법인장은 "현지 딜러들로부터 G3에 대한 선주문이 들어오고 있어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 "시장점유율을 확실히 끌어올릴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자동차·화물시장 영향력도 커

자동차와 항공화물 시장에서도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매년 오스트리아에서 판매하는 자동차 대수는 3만대가량. 오스트리아의 자동차 시장규모가 30만대인 것을 고려하면 10%가량을 현대·기아차가 담당하는 것이다. 인기 모델은 기아차는 씨드, 현대차는 i20, i30, i40 등 왜건과 싼타페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국내 제조업체들의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항공사도 그 수혜를 보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현지화에 나서고 있고 유럽이 금융위기 영향하에 있어서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한항공이 주 9회, 아시아나항공이 주 7회 화물기를 들여오면서 우리나라 양대 항공사가 오스트리아 전체 항공화물의 64%를 담당하고 있다.

해상화물의 경우는 현대상선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008년 오스트리아에 주재원을 처음 파견하고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영업 중인 현대상선은 현재는 오스트리아에 9명, 체코에 3명, 헝가리에 2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현대상선 김찬형 오스트리아 법인장은 "6년여 동안 꾸준히 사업을 하면서 서비스 품질과 신뢰가 쌓였고 '현대상선'이라는 브랜드가 알려지면서 고정적인 화주도 많이 생겼다"면서 "올해 상반기 물동량이 많이 늘고 증가추세에 있어 올해 실적에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IT 인재에 대한 러브콜

한국 기업들이 IT 분야에서 절대적인 경쟁력을 자랑하자 오스트리아 정부 차원에서 IT 인재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빈 시는 최근 레나테 브라우너 부시장을 단장으로 사절단을 우리나라에 파견, 서울과 빈의 스타트업 연관성과 협력 방안을 소개했다. 주요 내용은 무료 창업상담과 사무실 공간 제공, 법률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최대 50만유로의 지원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 우리나라 IT 인재들이 빈에 와서 사업을 벌인다면 최대한 협조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기세명 오스트리아 빈 무역관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IT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과시하면서 빈 시정부가 한국 IT 인력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빈 정부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한국 고급인력 유치"라고 말했다. kkskim@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