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매물로 나온 우리銀, 구미는 당기는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6.23 17:43

수정 2014.06.23 17:43

은행 '빅4'로 꼽히는 우리은행을 어떻게 민영화할지가 확정됐다. 23일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더블트랙, 콜옵션' 방식의 매각 방식을 발표했다. 우리은행은 13년 전 13조원 가까운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사실상 정부은행이 됐다. 이번 매각작업은 네 번째다. 공자위는 지난 세 차례와 달리 이번엔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일찌감치 우리은행 매각에 직(職)을 걸었다. 신 위원장과 공자위의 의지가 이번엔 시장에서 통할지 주목된다.

현재 우리은행 지분은 예금보험공사가 56.97%를 갖고 있다. 공자위는 이 중 30%포인트를 경영권을 노리는 인수 희망자에게 내놓았다. 나머지 26.97%포인트는 경영권과 무관한 재무적 투자자용이다. 투 트랙 전략은 크게 두 가지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 예전엔 금융지주사를 통째로 내놓고 임자를 물색했다. 워낙 덩치가 크다 보니 주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번엔 1차로 지주사에서 지방은행(경남·광주은행)과 증권사(우리투자증권)를 따로 떼어 팔았다.

이어 신 위원장은 본체인 우리은행도 둘로 쪼개서 파는 방식을 택했다. 몸집을 줄여 시장에서 흥정을 붙이려는 전략이다. 심지어 지분의 0.5~10%를 인수할 재무적 투자자들에겐 콜옵션 '경품'까지 내걸었다. 나중에 주가가 오를 때 콜옵션을 행사하면 싼값에 주식을 추가로 매입해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이 정도면 금융당국으로선 할 만큼 한 셈이다. 금융위는 경영권 지분의 경우 9월 공고, 11월 입찰마감을 거쳐 내년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한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재무적 투자자용 지분은 연말까지 최종 낙찰자를 선정한다.

그렇다고 앞길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지금까지 경영권에 관심을 보인 곳은 교보생명 한 곳뿐이다. 공자위는 이번에 은행 간 합병 방식을 배제했다. 이에 따라 KB·신한금융지주 등 다른 금융지주사들은 인수 후보에서 제외됐다. 자금이 풍부한 대기업들은 금산분리 벽에 막혀 있다. 무엇보다 보험사인 교보생명이 과연 3조원 안팎의 거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자금을 조달해도 응찰자가 교보생명 한 곳뿐이면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않는다. 국내외 사모펀드가 끼어들어 형식상 유효경쟁 요건을 갖춘다 해도 '론스타 트라우마'가 걸림돌이다. 오너가 있는 재벌에 은행을 넘겼다는 특혜시비도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지금까진 신 위원장의 분리매각 전략이 주효했다. 하지만 본 게임은 이제부터다. 우리은행은 지주사 총자산의 80%를 차지한다. 은행을 팔지 못하면 4차 매각도 실패 낙인을 면키 어렵다. 그렇다고 아무한테나 팔 수는 없다.
우리은행 민영화는 공적자금 회수 외에 금융산업 발전의 기폭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대의(大義)가 걸려 있다. 최경환 2기 경제팀이 곧 출발한다.
이번에 유임한 신 위원장의 진퇴 여부는 우리은행 매각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