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성장률이 3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북한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한국과의 소득 차이가 확대되면서 남북 간 경제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모양새다. 남북한 간의 교역규모는 개성공단 폐쇄 여파로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남·북 소득격차 확대
한국은행이 27일 내놓은 '2013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국민총소득(명목GNI)은 33조8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한국 국민총소득의 42.6분의 1 수준으로, 2011년(41.6분의 1)과 비교해 남북한의 소득수준 격차는 심화됐다.
명목GNI를 인구로 나눈 북한의 1인당 GNI는 137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한국의 20.8분의 1 수준에 그쳐 전년(20.3분의 1) 대비 격차가 확대됐다.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1%로 추정됐다. 이로써 북한 경제는 3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2010년 -0.5% 성장률을 보였던 북한은 2011년 0.8%, 2012년 1.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은 경제통계국 임태옥 과장은 "양호한 기상여건에 따른 작황 호조로 농작물 생산이 늘어나고 석탄, 철광석 등 광물자원 생산을 확대한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명목 GDP의 22.4%를 차지한 농림어업 생산은 지난해 기상여건 및 적절한 병충해 방제 등의 요인으로 전년 대비 1.9% 늘었으며, GDP의 13.6%에 해당하는 광업은 석탄 및 철광석 증산에 힘입어 2.1% 증가했다. 제조업(GDP의 22.1%) 생산은 중화학공업 생산 확대로 전년(1.6%) 대비 1.1% 늘었으나 증가세는 둔화됐다.
전기가스수도업은 수력과 화력발전이 늘면서 2.3% 증가했으며, 서비스업은 운수 및 통신 증가로 0.3% 늘었다. 반면 건설업은 공장·도로건설 등 토목건설이 줄면서 1.6% 감소했다.
■남북교역 8년 만에 최저
지난해 남북한 교역규모는 11억4000만달러로 2005년(10억6000만달러)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1년(19억7000만달러)에 비해선 42.4%나 감소했다. 4~9월 개성공단 폐쇄에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개성공단을 통한 반출입은 전체 남북한 교역에서 99.7%를 차지했다.
북한으로의 반출은 전기전자제품(-46.6%), 섬유류(-41.1%) 등의 감소로 전년 대비 42.0% 줄었으며, 한국으로의 반입은 섬유류(-45.2%), 전기전자제품(-42.7%) 등 대부분 품목이 줄어 전년 대비 42.7%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남북교역을 제외한 북한의 대외교역 규모(상품 수출입 기준)에서는 73억4000만달러로 7.8% 확대됐다.
한국의 대외교역 규모는 0.7%에 그치면서, 북한의 대외교역 규모는 2012년 한국의 156.7분의 1에서 지난해 146.5분의 1로 격차를 줄였다.임태욱 과장은 "지난해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가 전체 대외교역에서 89%에 달했다"면서 "중국과의 교역규모가 증가하면서 전체 규모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북한의 수출(32억2000만달러)은 광물(14.4%), 섬유류(31.2%) 등의 영향으로 11.7% 증가했으며, 수입(41억3000만달러)은 플라스틱제품(27.5%), 섬유류(20.4%) 등을 중심으로 5.0% 늘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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