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소형 쿠페 ‘1시리즈 쿠페’의 후속으로 2시리즈 쿠페가 등장했다. BMW의 ‘짝수’라인업이 6시리즈, 4시리즈 등에 이어 2시리즈까지 완성된 것이다. 2시리즈 쿠페는 1시리즈 쿠페보다 전장을 늘려 균형미를 높였다. 덕분에 주행 안정성까지 좋아졌다. 하지만 가격까지 높아지면서 ‘퍼스널 쿠페’로서의 매력은 한층 줄어들었다.
30일 BMW 220d 쿠페 M스포츠에디션(이하 220d 쿠페)을 타고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경기 여주 종합운동장을 다녀오는 총 250km 거리를 시승했다. 이번 시승에서는 △고속주행 안정성 △곡선주행 안정성 △장거리 연비 △편의장비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220d 쿠페는 소형 쿠페인만큼 주행적인 측면에서는 3시리즈, 4시리즈 등 ‘형님’들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곡선주로나 차선변경시 민첩한 움직임이 인상적이었다.
220d 쿠페의 첫인상은 ‘당당함’이었다. 1시리즈를 기본으로 한 작은 차체에 쿠페의 선을 담은 220d 쿠페는 키가 작은 스프린터(달리기 선수)를 떠올리게 했다. 기존 1시리즈 쿠페가 짧은 보닛과 트렁크 길이 때문에 귀여운 느낌이 강했다면 220d 쿠페는 역동적이었다. 구형 1시리즈 쿠페와 비교하면 전장은 72mm 길어졌다. 덕분에 차체의 전체적인 균형미도 훨씬 좋아졌다.
전면부는 ‘못생겼다’는 평을 받고 있는 1시리즈, ‘앞트임’ 시술을 받은 듯한 3시리즈 등 최근의 BMW 모델들과 다른 모습이다. 기존 1시리즈 쿠페보다 키드니 그릴(라디에이터 그릴)이 옆으로 길어졌다. 헤드램프는 날카롭게 바꼈다. 앞범퍼 아랫쪽의 공기흡입부는 큼지막하다. 마치 과거 4세대 3시리즈 컨버터블을 떠올리게 하는 얼굴이었다.
쿠페는 문이 두개 달려있고, 지붕이 낮으며 역동적인 디자인을 갖춘 차량이다. 220d 쿠페는 앞으로 길게 뻗은 보닛과 짧은 트렁크로 전형적인 쿠페의 라인을 자랑했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에서 ‘패스트백’이나 ‘해치백’ 형상의 쿠페를 내놓고 있는 것과 다르게 220d 쿠페는 ‘노치백 쿠페(3박스로 나눠지는 세단형식의 쿠페)’로 제작됐다.
220d 쿠페의 뒷모습도 최근 BMW 차량들보다 고전적인 모습이다. ‘L’자 모양의 후미등은 소형 쿠페라는 차급에 비해 차분한 느낌이 들었다. 번호판도 후미등 사이에 위치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하지만 역동성을 강조한 전·측면에 비해 다소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 220d 쿠페는 M스포츠에디션을 적용해 에어커텐, 에어스커트, 18인치 경합금 휠, M스포츠 브레이크 등을 장착했다.
실내로 들어서면 M스포츠에디션의 흔적이 더욱 많이 보였다. 우선 적당한 두께로 조작감을 높여주는 M 스티어링휠과 패들 시프트가 눈에 들어왔다. 또 풀 버킷 타입의 스포츠 시트와 조절식 암레스트도 기본 적용돼 있었다. 운전석에 앉는 순간만큼은 BMW의 고성능 버전 M시리즈를 운전하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계기판과 센터페시아(중앙조작부분), 기어박스 등은 신형 1시리즈의 것과 동일했다. 특히 6.5인치 LCD 화면은 M스포츠에디션을 적용한 실내에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었다.
실내의 전체 크기는 신형 1시리즈와 구형 1시리즈 쿠페 등에 비해 넓어졌다. 특히 구형 1시리즈 쿠페와 비교하면 길이는 72mm, 폭이 26mm 가량 길어졌다. 덕분에 앞좌석의 경우 운전자와 동승자가 각각의 개인공간이 보장됐다. 뒷좌석의 경우 성인이 앉기에는 많이 좁았다. 사람이 앉기보다는 가방이나 작은 짐을 두기에 적합한 정도였다.
차량의 시동을 걸자 ‘부~웅’하는 엔진소리가 힘차게 들렸다. 220d 쿠페는 120d, 320d, 420d, 520d 등에도 적용된 2.0 디젤 트윈터보 엔진을 얹고 있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8.8kg.m 등의 힘을 낸다. ZF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된 파워트레인(동력계통)으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7.1초만에 도달한다. 우수한 주행성능을 갖췄음에도 복합연비 기준 공인연비가 16.7km/l를 기록했다. 적게 먹고 잘달리는 ‘착한’ 쿠페인 것이다.
그런데 달리기에만 너무 초점을 맞춘 탓일까? 220d 쿠페의 편의사양은 좀 부족했다. 우선 차량을 출발하기 전, 목적지를 설정하기 위해 아이드라이브를 조작하는데 내비게이션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후방카메라도 장착되지 않아 후진할 때마다 사이드미러, 룸미러 등을 번갈아 쳐다보면서 조작해야 했다. 5000만원이 넘는 차량에 이런 편의사양이 없다는 사실이 좀 의아했다.
주차장을 빠져나와 서서울IC를 향하는 시내 주행에서는 220d의 도심주행 연비를 측정해봤다. 작은 차체일 수록 디젤 엔진의 진동이 심하게 느껴지게 되는데, 220d 쿠페는 소음과 진동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시속 40~60km의 저속주행 중에는 가솔린 차량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정숙했다. 서부간선도로에서는 정체가 심해서 가다서다를 반복했지만 평균 연비가 14km/l 이상을 가리키고 있었다.
고속도로에 올라서는 본격적으로 고속주행을 실시했다. 시속 100km까지는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쉽게 올라갔다. 시속 100km의 속도로 정속주행을 할 때는 rpm이 1500~1700을 오갔다. 순간 연비도 20km/l 이상을 나타냈다. 액셀레이터에 좀 더 힘을 실었더니 순간 rpm이 2500까지 올라가면서 속도가 시속 150km까지 치솟았다. 그 순간 온몸으로 전해지는 변속충격은 BMW를 운전할 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었다.
좀더 욕심을 내서 속도를 올려봤다. 시속 180km까지도 큰 어려움 없이 속도가 올라갔다. rpm도 2200~2500 수준을 유지했다. 시속 200km에 달했을때는 rpm이 3500까지 올라갔다. 고속주행 안정성은 훌륭한 수준이었다. 무거운 스티어링휠은 노면 상태에 상관없이 안정감 있는 핸들링을 제공했다. 다만 최고출력이 184마력에 불과해 시속 220km 이상의 속도로 치고나가는 것은 힘겨웠다.
여주로 접어들어서는 구불구불한 국도에서 곡선주행 안정성을 시험해봤다. 시속 80~100km의 속도로 연속되는 곡선 도로를 달렸다. 220d 쿠페의 단단한 서스펜션 덕분에 차체 쏠림이 거의 없었다. 특히 급격한 회전구간을 안정감 있게 빠져나갈 수 있었다. 이는 M스포츠 서스펜션이 장착된 덕분이다. 또 급제동을 할 때는 M스포츠 브레이크가 제 역할을 해줬다. 이들은 차량에 몸을 맡기고 주행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
BMW코리아는 220d 쿠페를 출시하면서 국내시장에서 1~7까지 이어지는 승용 라인업을 완성하게 됐다. 특히 2·4·6시리즈는 쿠페 라인업으로 운전의 재미를 찾는 고객들을 노리고 있다. 이번 220d 쿠페는 그런 고객들에게 안성맞춤인 차량인 것 같았다. 다만 5190만원의 차값에도 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가 없다는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서울=뉴스1)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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