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는 "일본 정부는 이번에 해석개헌을 통해 사실상 평화헌법 제9조를 폐지한 것으로 샌프란스시코 평화협정과 일본 국내 헌법개정 절차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헌법조문을 그대로 두고 유리한 쪽으로 해석만하는 '해석개헌' 자체도 헌법에 위배된다는 게 국내외 헌법학자들의 지적이다.
■日헌법 제9조 '무력·군대 포기'
일본 헌법 제9조는 "전쟁포기 및 군비·교전권의 부인" 조항이다. 제1항에서는 "일본은 국제 평화를 성실하게 희구하고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를 영구히 포기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2항은 "육해공군 기타의 전력은 이를 보유하지 아니한다.
이에 따르면 일본은 방어전쟁을 비롯해 어떤 경우에도 전쟁을 하지 않으며 심지어 군대도 보유할 수 없게 돼 있다.그래서 '평화헌법'이라고 불려왔다.
일본이 평화헌법을 갖게 된것은 1951년 체결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때문이다. 당시 미국과 연합국은 이 조약 '제5조 A항'을 통해 "침략을 당한 경우에도 무력행사를 하지 말 것"과 '일본군의 해체'를 요구했다.
하지만 일본은 1950년대 중반이후 '자위대'라는 이름으로 국제법상 민병대이자 사실상의 군대를 보유해 왔고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의 군사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국내에서도 사회당 등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자위대 위헌논란'이 계속돼 왔다.
■"해석개헌은 위헌, 입헌주의 부정"
일본헌법 제96조에 따르면 참의원과 중의원 재적 3분의 2가 찬성하고 국민투표를 거쳐야 평화헌법을 개정할 수 있다. 일본 국내정치 상황을 감안할 때 정상적인 절차로는 개헌이 어려운 셈이다. 개헌에 반대하는 정당의 의석이 3분의 1을 초과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본 내 반대 여론도 만만찮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 등 일본 우익 정치지도자들이 내놓은 편법이 바로 '해석개헌'이다. 헌법조문은 그대로 둔 채 해석만 바꾸는 수법이다.
원래 해석개헌은 영국과 같은 불문헌법 국가에서만 허용돼 왔다. 성문헌법이 없으니 의회 의결이나 사법부의 판례로도 헌법이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안된다'를 '된다'로 해석하는 등 본질적 취지를 훼손할 수는 없다는 것이 국제 헌법학계의 상식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나 일본 같은 성문헌법 국가에서는 '해석개헌은 위헌'이라고 국내외 헌법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일본 조치대 다카미 가쓰토시 교수는 "정치가 헌법의 통제에서 벗어난 것이며 인치이자 아베의 지배"라고 지적했고, 지난 6월30일에는 "헌법 제9조는 무력사용을 금지한 것"으로 "헌법의 자의적 해석변경은 입헌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일본 헌법학자들의 성명이 발표되기도 했다.
한편 국내 법조계에서는 "헌법규정만 보면 일본의 전수방위 정책이나 자위대도 모두 위헌"이지만 "자의적 해석으로 하나씩 합리화해 왔다"면서 "우리도 안보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