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 장수기업 DNA를 찾아서] (6) 한국도자기, 막그릇 공장에서 세계 5대 도자기 브랜드로 성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01 17:06

수정 2014.07.01 17:05

김동수 한국도자기 회장(오른쪽 두번째)과 고 앙드레김(오른쪽 첫번째)이 지난 2010년 컬래버레이션 행사를 마친 후 한국도자기의 제품을 내보이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동수 한국도자기 회장(오른쪽 두번째)과 고 앙드레김(오른쪽 첫번째)이 지난 2010년 컬래버레이션 행사를 마친 후 한국도자기의 제품을 내보이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1943년 청주의 한 시골 공장에서 막그릇을 만들던 작은 도자기 회사 '한국도자기'.

이 한국도자기가 71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견디게 한 힘은 무차입과 무감원, 기술제일주의라는 고집스러운 원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가내수공업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던 국내 도자기 산업은 한국도자기의 성장과 함께 '산업'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발전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날 세계 톱5의 도자기 브랜드로 성장, 한국을 알리는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한국도자기 김무성 전무는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전 세계 도자기 업체에도 많은 부침이 있었지만 수십년을 착실히 준비해온 탓에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됐다"며 "앞으로 지속 가능한 100년의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1일 말했다.

■국내 도자 산업의 산증인

한국도자기는 국내 도자 산업의 역사를 새로 써 나가는 산증인이라는 말로 비유된다.

이 말이 나오기까지 이 회사는 많은 역경을 이겨냈다. 회사가 잘나가던 1950~60년대에는 오히려 매출의 20~30%를 이자로 낼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았다. 이 가운데서도 '신용이 생명'이라는 기업 이념에 따라 약속일자 하루 전에는 꼭 결제가 이뤄졌다. 여기에 현금 결제만을 고집해 왔다. 한국도자기의 역사는 신용으로 쌓아올린 경영철학이 밑거름이 된 셈이다.

무감원도 경영원칙 중 하나다. 이 회사는 1973년 오일쇼크와 1997년 외환위기 상황에서도 직원을 내보내지 않았다. 무감원 경영원칙을 세운 것은 지난 1969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충북 청주공장의 도자기 가마에 불이 났다. 이를 지켜보던 직원들은 모두 뛰어올라 드럼통을 끌어내리려 애를 썼다. 김동수 회장이 아무리 말려도 직원들은 말을 듣지 않았다. 불길은 도자기 원료인 백토를 뿌리면서 겨우 잡혔다. 김 회장은 값 비싼 백토가 아까워 손을 대지 않았다는 직원들의 말을 들은 이후 감원이란 단어를 아예 지워버렸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단 한 번의 노사분규가 없는 가족 같은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2004년 김 회장이 장남 김영신 사장에게 경영을 맡길 때도 가장 강조한 것은 다름 아닌 '직원을 사랑하라'는 것이었다. 효와 가정의 행복이 곧 기업의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한국도자기의 기업 모토다. 청주공장은 부부와 부자, 형제가 함께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기술개발 투자

한국도자기가 장수하는 또 다른 비결은 기술경쟁력이다. 첨단 자동화설비를 들이는 것은 물론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한국도자기는 청주 등 5개 공장에서 월 150만여개의 도자기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공장은 자동성형, 자동정형기, 전기가마와 액화천연가스(LNG) 가스가마를 이용한 자동 소성로 및 자동 시유기 등 최첨단 자동생산시설이 갖춰져 있다.

국내에 '본차이나 도자기(bone china·소뼈가 들어간 도자기)'라는 명칭조차 생소하던 시절인 1970년대 처음으로 본차이나 도자기를 보급했다. 당시 육영수 여사는 김 회장을 청와대로 불러 "국빈에게 내놓을 수 있는 품질 좋은 한국산 본차이나 도자기를 생산해달라"고 부탁했었다.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 본차이나 도자기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유수 기업의 바이어들도 한국도자기의 기술과 디자인을 극찬했다. 앙드레김, 알레산드로 멘디니 등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해 아름다움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한국도자기는 지속 가능한 100년의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2003년 야심 차게 선보인 명품 브랜드 '프라우나'는 독보적인 예술성과 품질로 세계 명품시장을 공략해 나가고 있다. 프라우나는 세계 유명 도자기를 앞지르는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명품 반열에 올라 있다.
한국도자기는 프라우나의 성공을 발판으로 브랜드 위상과 매출 모두에서 세계 도자산업을 선도하는 정상급 기업으로 성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