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전쟁할 수 있는 나라 된 일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01 17:16

수정 2014.07.01 17:16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후 69년 만에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돌아왔다. 일본 정부는 1일 역대 내각의 헌법 해석을 바꿔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헌법상 허용된다는 정부 견해를 채택했다. 이로써 일본은 "주권국으로서 집단자위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행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힌 스즈키 젠코 전 내각의 1981년 5월 29일 답변을 33년여 만에 수정했다.

이번 결정은 일본의 안보 정책이 일대 전환점을 맞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보통 국가로서의 권리를 보장 받기 위해서라면 주변국의 우려는 물론 자국 내의 반대 여론도 전혀 개의치 않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지난달 30일 도쿄의 총리공관 앞에서는 약 1만명의 시민이 모여 헌법 해석 변경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여론 조사에서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한 반대가 54%로 찬성의 29%를 월등히 웃돌았다.

일본 정부는 무력행사의 세가지 요건을 들었다. 우선 일본 또는 일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다른 나라에 대한 무력 공격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일본의 존립이 위협받고 국민의 생명, 자유 및 행복 추구권이 근본적으로 전복될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경우다. 또한 일본의 존립을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적당한 수단이 없어야 하며 무력행사 범위는 필요 최소한도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요건은 표현이 모호할 뿐 아니라 추상적이다. '밀접한 나라' '명백한 위험' 등이 특히 그렇다. 일본 학계에서는 "무력 개입의 기준이 흔들릴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이번 결정을 지지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표면적으로는 전쟁을 하려거나 극우 또는 군국주의로 나가려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물론 한반도 유사시 일본의 개입 여부는 국제법 상 우리 동의를 받아야 해 자동 개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외교전문가와 학자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정부는 구두협의로 일본에 우려의 입장을 전했을 뿐 한반도 유사시 한국 진주 가능성에 대해 확실하고도 구속력 있는 제동장치를 명문화해 발표 내용에 포함시키지는 못했다.

정부는 안보와 국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한치의 빈틈도 허용해서는 안 된다.
자위대법 등 관련 법률의 정비 과정에서라도 한반도 관련 사안에 대한 입장을 적극 표명해 우리의 요청, 동의가 없는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는 용인할 수 없음을 못 박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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