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배당정책이 금융투자업계의 핫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가 고배당정책을 실시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오너 일가가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 수단으로 배당이 손꼽히는데다 지난 2009년 이후 삼성전자가 지속적으로 현금 보유액을 늘리고 있어서다.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이달 말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중간배당 결과다. 삼성전자가 배당을 통한 주주친화정책을 펼치면 130만원까지 떨어진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삼성그룹의 다른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지배구조 개선과 주가 부양을 위해 중간배당을 늘리는 등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상속 문제는 삼성전자의 배당 문제와 직결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지분 상속을 위해서는 6조원가량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5년 동안 분할납부를 한다고 해도 연간 1조2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삼성SDS, 에버랜드를 상장해 벌어들이는 수익 외에 배당을 통해 현금을 확보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그룹 내 배당 여력이 큰 삼성전자의 배당이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김지웅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순현금 보유 규모가 올해 말 67조원에 이르는 만큼 배당금 증대가 예상된다"며 "다만 배당 증가 시점은 최대주주 일가의 직접 소유지분을 늘린 이후"라고 예상했다.
다만 삼성생명이나 삼성물산의 경우 배당성향이 상대적으로 높고 영업이익 규모가 한정적이어서 향후에도 배당금 수익이 크게 증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현금보유액 증가에 따라 '곳간'을 언제 풀 것인가에도 관심이 모인다. 최근 삼성전자의 실적이 악화되며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친화 정책을 통해 주가를 부양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배당은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꾸준히 줄어들었다. 배당금 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배당성향은 지난 2010년 11.31%를 기록했지만 2012년에는 6.93%까지 줄었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가 배당정책 변화를 시사한 이후 배당성향이 12.03%까지 늘었지만 글로벌 기업의 평균 배당성향인 36.8%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 2006년 이후 삼성전자는 꾸준히 중간배당을 해 왔지만 2010년을 제외하고는 배당금이 500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이 꾸준히 증가했지만 기말배당 5000원, 중간배당 500원의 큰 틀은 유지돼 왔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에도 중간배당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기대 이하의 배당으로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나오기도 했다.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평균 주가의 1% 배당을 공시했고 배당수익률이 비교적 높은 우선주의 주가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는 등 배당 기대감이 높다"며 "지난해 삼성전자의 중간배당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는데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우형 KDB 대우증권 연구원도 "보유 현금이 50조원을 상회하면서 주주가치 제고 전략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시가총액 대비 보유 현금의 급격한 증가와 지속적인 현금흐름으로 인해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와 같은 주주 친화 정책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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