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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넥스 1주년] (중) 여전히 갈길 먼 코넥스 시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01 17:47

수정 2014.07.01 17:47

[코넥스 1주년] (중) 여전히 갈길 먼 코넥스 시장

개장 1주년을 맞는 코넥스시장 활성화를 위해 금융당국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간접투자 방식인 랩어카운트의 예탁금 축소, 매매단위.방식 변경, 코넥스 전용펀드 조성 등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코넥스시장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여전히 기대보다는 우려가 높은 것이 현실이다.

두 배 넘게 커진 규모, 자금조달 증가 등 코넥스시장은 외형은 커졌지만 낮은 인지도에 따른 기관투자가들의 철저한 외면과 거래부진, 투자금 회수 부진 등으로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내실 없는 성장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코넥스시장 출범 당시 월별 일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7만1030주, 4억3762만원이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일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2만5887주와 1억9359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상장주식의 매매빈도를 나타내는 상장주식 회전율도 1.94%에서 0.24%로 급감했다.

출범 초기 당시 시장의 높은 관심과 개설 효과에 덕을 본 영향도 있지만 그간 양적인 팽창(상장사 21개사→56개사)과 함께 수요기반 확충을 위해 유동성 제고 장치를 꾸준히 늘렸음을 감안하면 시장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수요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개인투자자 3억원 예탁금 규제가 꼽힌다. 금융당국은 투자위험을 고려해 3억원 이상을 예탁하지 않은 개인은 참여할 수 없도록 코넥스시장을 설계했다. 태생적으로 기관투자가들을 위한 시장을 만든 셈이다.

이로 인해 시장의 수요(매수자)와 공급(매도자)이 실종되면서 코넥스기업은 적정 주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전체 코넥스상장사 중 절반정도는 이날 하루 매매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코넥스기업 한 대표는 "낮은 자본금과 실적 등 외형조건 완화로 상장을 하긴 했지만, 시장의 반응이 이렇게 미온적일 줄은 몰랐다. 생각보다 시장의 외면이 심하다"면서 "벤처기업 당시 출자했던 투자자들이 돈을 회수하고 싶어도 10주도 안되는 가격에 주가가 형성되는데 무얼 하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금융당국은 증권사 일임형 랩어카운트에 대해 일반투자자 예탁금 규제를 기존 3억원에서 1억원으로 완화했다. 또 코넥스시장 매매수량 단위를 유가 및 코스닥시장과 동일하게 100주에서 1주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랩어카운트 상품은 개인이 투자하지만 증권사가 수수료를 받고 고객 자산을 직접 관리해주는 상품이다. 실질적인 거래증가 효과에 대해 의문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개인이 직접 투자하는 코넥스시장 예탁금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관투자가들의 펀드 조성도 더디기만 하다. 당국은 현재 정책금융기관 및 벤처캐피털(VC) 등의 코넥스펀드 조성을 통한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현재, 성장사다리펀드 내 코넥스펀드의 운용사를 SBI 인베스트먼트로 선정해 연내 400억원 규모로 투자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코넥스기업에 투자하는 전용펀드는 대신자산운용과 IBK금융그룹이 유일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코넥스 수요부진 활성화를 위해 간접투자 방식의 랩어카운트에 한해 예탁금을 낮췄지만 아직까지 직접 투자자 예탁금 하향에 대한 고려는 없다"며 "코넥스기업에 대한 펀드투자도 사모형식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형식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이전 후 지켜봐야

코넥스시장이 조금씩 활기를 찾고 있는 부분도 있다. 전체 상장사의 20%에 불과하지만 상장 이후 자본조달이 1년 새 약 450억원으로 늘었다. 또 오는 24일 아진에스텍을 시작으로 메디아나, 테라셈 등 10여개 기업이 하반기 코스닥시장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 이전 이후 행보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즉, 외형기준과 상장 요건을 대폭 완화해 코넥스시장에 입성한 기업들이 과연 정규시장인 코스닥에서 얼마나 선전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코넥스기업 투자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만약 코스닥 이전 기업이 부실 발생이나 건전성을 훼손하는 일이 발생하면 급격히 시장 불신이 높아질 수 있다"며 "최근 코스닥시장도 위축된 상황에서 코넥스기업이 빠른 이전을 한다고 해도 별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은 "코넥스 일반투자자 참여 확대는 정보비대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정자문인제도가 정착한 다음에 논의를 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 보호와 시장 건전성 유지를 위해 지정자문인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kiduk@fnnews.com 김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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