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1일 금호석유화학의 주식 14.05%(428만1715주)를 매각하기로 발표했다. 산업은행과의 지분 관계가 사라지게 되면 금호석화 입장에선 산업은행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로운 경영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향후 산업은행 지분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새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호석유화학의 지분구조는 박찬구 회장 측의 지분 등을 포함한 우호지분이 23.84%에 이른다. 박찬구 회장과 아들 준경씨가 보유한 지분 13.84%, 박 회장의 조카 박철완 상무보의 지분 10% 등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과 관련해 산업은행의 입김을 무시하기 힘든 처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이 매각하는 지분을 누가 사느냐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싼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경영권 분쟁은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금호석화 지분을 시간외거래를 통한 블록딜로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산업은행의 지분은 박찬구 회장 등의 대주주가 우선매수 청구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3800억원 가까이 되는 자금은 부담이다. 현재 박찬구 회장 측은 매수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지분을 매각하는 데 대해 우리로선 밝힐 수 있는 입장이 없다"면서 "블록딜로 매각하게 되면 시장상황에 따라 여러 매수자가 있을 수 있다"고 조심스레 언급했다.
박삼구 회장이 경영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가운데에선 금호터미널이 구매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
금호터미널은 지난해 광주 신세계에 임대 중인 광주광역시 광천동 백화점 건물과 부지를 월세에서 전세로 전환해 임대 보증금 5000억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금호고속 인수를 위한 비용을 고려한다면 금호석유화학 지분 추가 인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계열사인 금호타이어 역시 미국 조지아 공장 건설에 비용이 들기 때문에 금호석화 지분 인수는 어려운 실정이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