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에 힘들어하는 다른 그룹들과 달리 계획대로 알짜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한진그룹은 2일 계열사인 한진에너지가 보유한 S-OIL 주식 약 3200만주 전량을 S-OIL 최대주주인 아람코(AOC)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S-OIL을 통해 매년 많게는 수천억원, 적게는 수백억원대의 지분법 평가이익을 얻고 있어 일부에서 회의적 시각을 보이기도 했지만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로 결국 매각한 것이다.
주당 매각금액은 6만2500원 수준으로 총 매각금액은 약 2조원에 달한다. 이날 S-OIL 종가가 5만5300원인 것을 고려하면 약 13%의 프리미엄을 더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아람코가 주식 추가 취득 신고 절차를 마무리하면 지분 매각은 완료된다.
한진그룹은 S-OIL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한진에너지 감자 및 청산 등 매각 대금 회수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진그룹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총 3조6000억원의 재무구조 개선을 이뤄내게 됐다.
S-OIL 지분매각에 앞서 한진그룹은 한진해운 벌크선 사업 부문 중 전용선 사업부를 약 1조6000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한진그룹은 지난 3월 '한국벌크해운'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포스코.한국전력.글로비스.가스공사 4개 화주에 대한 전용선 계약 및 36척의 선박과 1조3000억원 규모의 금융부채 일체를 현물 출자했다. 이어 지난 6월 30일에는 사무투자전문회사인 '한앤컴퍼니'에 한국벌크해운 지분을 약 1조6000억원(3000억원 현금, 1조3000억원 부채 부담)에 매각했다.
S-OIL 지분과 한진해운 벌크선 전용선 매각 등을 통해 부채는 1조3000억원 줄이고 현금은 2조3000억원이나 확보한 것이다.
재구구조개선과 함께 실적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경우 여름 성수기를 맞아 여객 부문의 상승세가 예상되고, 경기 회복세에 따른 화물 물동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한진해운은 노후선박 매각, 노선 조정 및 운항 효율화 등 비용절감 노력이 효과를 내고 있으며 성수기 진입에 따른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업황 회복세에 따른 영업실적 개선과 적극적인 자구 노력을 바탕으로 한층 더 공고한 재무구조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항공과 해운 업황이 좋지 않아 한진그룹이 확보한 현금은 당분간 재무구조 개선 효과에만 그칠 수 있지만 세계 경기가 회복될 경우에는 신규 사업 또는 기존 사업 강화를 위한 실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