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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가 능사는 아니다’ KFA, 그렇다면 실패의 책임은 누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03 11:15

수정 2014.07.03 11:15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사령탑 홍명보(45) 감독이 유임된 가운데 월드컵에서의 실패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대한축구협회는 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허정무 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홍명보 감독의 거취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해 6월 최강희(現 전북) 감독의 뒤를 이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은 선수시절부터 쌓아온 강력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년 계약을 맺고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릴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팀을 이끌 예정이었던 홍명보 감독은 부임 초기 좋지 못했던 성적에도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으나 한국이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홍명보 감독에 대한 여론은 악화됐다. 홍명보호는 월드컵에서의 부진한 성적보다 4년을 기다린 국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줬고, 이것은 사상 초유의 ‘엿 투척 사건’까지 이어지게 됐다.

그럼에도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을 유임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자신이 한 말을 바꿔가면서까지 많은 논란을 만들고, 참담한 성적까지 받아든 감독을 어째서 계속해서 지켜보겠다는 것일까.

허정무 부회장이 밝힌 대한축구협회의 입장은 “사퇴만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허정무 부회장은 “사실 벨기에전 후 홍명보 감독이 책임을 느끼고 사퇴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했고, 귀국 후 면담자리에서도 사퇴하겠다고 한 바 있다”라며 “하지만 축구협회에서는 이를 만류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허정무 부회장은 “홍 감독에게 월드컵을 준비하는 데 1년이라는 시간을 줄 수 밖에 없었던 축구협회의 잘못이 크다”라며 축구협회의 잘못을 인정했다. 또한 “월드컵 결과에 대한 실망감에 깊이 책임을 느끼며, 비난과 질책들을 마음에 새기고 한국 축구가 진보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도 말했다.

그렇다면 월드컵에서의 실패를 책임질 사람은 누구일까. 이 점에 대해 허정무 부회장은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상황을 분석한 후 어떤 것이 최선인지 판단해야 한다”라며 “지금 누구 하나 책임지고 그만둔다고 능사가 아니다. 책임질 것은 져야하지만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먼저다”라고 답했다.

실패의 이유에 대한 분석을 한다고 했지만 홍 감독의 거취를 결정 후 분석한다는 것이 순서가 바뀌지 않았는가에 대한 의문점으로 남는다. 이에 대해 허정무 부회장은 “홍 감독의 거취를 모든 분들이 궁금해했기에 협회측에서는 빠른 시간 아네 정리해야 한다고 봐 기자회견을 열었다”라고 답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 실패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을 홍 감독에게 묻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에게 1년이라는 시간을 준 협회의 잘못은 인정하지만 그 아무도 실의에 빠져있는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큰 상처를 준 것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았다.
허정무 부회장이 밝힌 대로 분석 후 책임을 질 사람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elnino8919@starnnews.com서울=장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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