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인들은 동물과 함께 사냥을 하며 식량을 마련했다. 함께했던 동물로 대표적인 게 개다. 그렇다면 이 개를 동반자가 아닌 식량의 대상으로 인식한 때는 언제였을까. 돼지, 소, 양, 닭 등을 집에서 키우는 행위가 인류 역사에서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동물이 언제, 어떻게 가축화되었는가'를 주제로 책은 수천년에 걸친 인류의 진화 과정을 더듬는다.
개는 인류 마지막 빙하기인 막달레나문화기나 나투프문화기와 그 이후 중석기시대까지 100세기가 넘는 동안 수렵인의 반려동물로 존재했다. 여러 고고학 자료에 따르면, 이 시기 인류는 다른 동물을 기르려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난다.
염소의 도축 프로필을 보면 0∼2개월에서 정점을 이룬다. 젖먹이 새끼 염소가 많이 소비됐던 것은 어미의 젖을 전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새끼를 빨리 없앴기 때문이다.
기원전 8500년 무렵 서아시아에서 유제류 목축이 시작됐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유프라테스강 유역 다마스쿠스, 팔레스타인 지역 등 주민들은 사냥을 그만두지 않았다. 사냥감에서 얻은 고기 비중이 유제류 가축에서 얻은 비중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책은 목축의 기원에 관한 고고학적 자료, 목축 기술, 자연을 길들인다는 것에 대한 의미 등에 대해서도 풀어놓는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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