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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라퍼커션 디렉터 “국내서 희소한 삼바, 가르치는 자부심 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03 17:55

수정 2014.07.03 17:55

이상호 라퍼커션 디렉터 “국내서 희소한 삼바, 가르치는 자부심 커”

월드컵 시즌에 개최국이 브라질이다. 전 세계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드는 월드컵과 정열의 나라인 브라질이 만났으니 올여름은 원하는 만큼 즐길 수 있는 천혜의 여건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음악팀이 있다. 브라질 음악인 '삼바'를 연주하고 브라질 문화를 전파하는 그룹 '라퍼커션'이다. 라퍼커션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시즌을 맞아 응원곡 '우리들의 승리'를 발표하고, 다양한 문화 행사에 참여해 브라질을 알리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한 카페에서 브라질 삼바 퍼커션 연주자이자 '라퍼커션'의 총괄을 맡고 있는 이상호 디렉터(사진)를 만났다.

두 손목에 감은 붕대가 첫 눈에 들어왔다. "축제 때 행진을 하면서 몇 시간 동안 신나게 퍼커션을 쳤더니 이렇게 됐다"면서 "아픈지도 몰랐는데 몸에 무리가 가는 나이가 됐나보다"라며 그는 웃어보였다.

라퍼커션의 연습 일정이 빠듯한 탓에 평소에도 바쁜 나날을 보낸다는 이 디렉터는 브라질 월드컵 시즌을 타고 쇄도하는 요청을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무래도 브라질 음악을 하는 팀이다 보니 월드컵 시즌을 맞아 더욱 주목 받는 것 같다. 음악 방송 외에도 특별하게 편성되는 브라질 관련 방송 프로그램에서 요청이 부쩍 늘었다"면서 "처음 몇 개는 응하다가 연습 일정이나 행사와 겹쳐 요즘엔 반 이상 거절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가 속해 있는 그룹 라퍼커션은 5명 남짓으로 구성되는 일반 그룹이나 밴드와는 다른 형식이다. 전국적으로 100명 남짓한 구성원을 자랑한다.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서울·대구·제주에 지부도 각각 두고 있다. 규모가 크다보니 연습할 시간도 부족하다.

이 디렉터는 "서울지부 평소 합주 멤버만 40여명이고, 전국적으로 하면 100명 정도 된다. 전체 멤버 합주만 1주일에 두 번. 그 외 다른 팀들까지 하면 10번 이상 된다"면서 "합주를 맞추려면 시간이 빠듯하다. 아침 10시에 만나 다음날 새벽 4시에 끝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팀 관리도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되고 있다. 라퍼커션 운영진은 총대표인 전호영씨와 이상호 디렉터를 포함해 10명이다. 이들은 자체 기획사 피브로사운드를 운영, 진행팀을 따로 두어 행사 진행 등 행정에 효율을 더하고 있다.

멤버는 등급제로 돼 있다. 리더-에스빼리뚜(espirito)-빠샤웅(paixao)-벨레차(beleza) 순이다. 각각 정신, 열정, 아름다움이란 의미다. 라퍼커션에 입단하면 자동으로 벨레차가 되고 실력과 연차가 쌓이면 등급이 높아진다. "라퍼커션은 한마디로 한국의 삼바스쿨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모인 단체라고 보면 된다. 100명쯤 되는 인원이 서울, 대구, 제주에서 모여 1주일에 몇 번꼴로 합주를 진행한다. 또 각 지역에선 자체 퍼레이드도 하고 있다. 서울팀은 홍대 3대문화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이 디렉터는 설명했다.

라퍼커션 멤버들은 삼바 외에도 다양한 브라질 문화를 선보인다. 퍼커션이나 브라스 등 악기 외에도 브라질 전통 무술인 '카포에라'를 시연하는 사람도 있고, 직접 전통 인형을 제작해 축제 때 사용하기도 한다.

소수 장르로 분류되는 데 대한 서운함보다는 오히려 희소성 있는 음악을 한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 디렉터는 "우릴 특이하게 보는 시각에 대한 서운함 같은 건 없다. 다만 소개만 정확히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우리를 타악팀, 난타팀, 라퍼커션, 라커퍼션 등등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사람이 많다"며 웃었다.

라퍼커션은 여름에 열리는 록페스티벌에도 매년 초대돼 무대를 꾸미고 있다.

현재 브라질 음악만 다루는 대규모 페스티벌은 없다. 하지만 조짐은 보인다.
이 디렉터는 "오는 11일 제주도 금릉 해수욕장에 삼비스타 100명이 모이는 축제가 예정돼 있다"면서 "이 정도면 브라질 음악 페스티벌의 시초가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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