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양국 주요 경제인과 정부인사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한·중경제통상협력포럼'(한중 비즈니스포럼)에 참석, 이 같이 제안한 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신실크로드 구상이 연계되면 중국은 극동 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중동, 유럽을 연결하는 가교가 될 것이고, 양국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정상이 한중 비즈니스포럼에 함께 참석한 것은 한·중 수교이래 처음이다.
박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부산~북한~중국~중앙아시아~유럽으로 연결되는 일종의 미래형 정책비전으로,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중국 횡단철도(TCR)를 통해 부산에서 유럽으로 연결하는 철도망을 확보하고 전력망·가스관·송유관 등 에너지 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전날 한중 FTA 연말 타결을 위한 협상 진전 합의와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 등 양국간 경제협력 심화를 통해 구축되는, '준동맹' 수준의 양국간 '21세기 신(新)경제밀월' 관계를 토대로 앞으로 긴밀한 정책공조속에 유라시아 대륙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자는 뜻이 내포돼 있다.
최근 중국이 신실크로드 구상을 목표로 중앙아시아 투자를 확대하고 시안, 산둥, 충칭 등 중국 서쪽 내륙지역을 집중 개발하는 있는 만큼 우리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과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자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양대 구상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한·중이 유라시아 대륙 진출을 통한 글로벌 선도국가로의 자리매김을 위해선 무엇보다 긴밀한 '파트너십'이 필요한 만큼 양국 정부와 기업인간 교류 강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전날 연내 타결을 위한 협상 진전에 합의한 한·중 FTA를 중국의 글로벌 진출 확대를 위한 '촉매제'로 삼을 것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한중 FTA가 양국간 교류협력을 실질적으로 증진시키고 향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통합 논의를 선도하는 디딤돌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 전 세계 47개국과 FTA를 체결하고 있어서 중국 기업들의 한국 투자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통로가 될 것"이라며 중국 기업의 활발한 대(對)한국 투자 확대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기존 제조업 위주의 경제협력 체제에서 벗어나 의료·물류·유통·문화·콘텐츠·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 분야를 비롯해 에너지 및 전자·바이오·신소재 등 신산업 분야로 교류 협력을 확대할 것도 주문했다.
앞서 박 대통령과 시 주석 내외는 서울 성북동 가구박물관에서 특별오찬을 갖고 장롱, 호리병 등 우리 전통 고유의 가구들을 관람하면서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오찬을 즐겼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 내외에게 은색바둑알과 정관장 홍삼, 은주전자 등을 선물로 건넸고, 시 주석 내외는 무궁화 자수와 펑리위안 여사의 앨범 CD를 선물로 교환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서울대 특강에서는 양국간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강조하고 일본의 과거 침략에 공동 대응해 왔던 양국간 '공조 역사'를 강조하면서 최근 일본의 과거사 도발에 대한 공조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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